[광주/전남]10억짜리 청자

  • 입력 2009년 7월 15일 06시 44분


강진청자박물관 국보급 15점 16억에 구입
13세기 강진서 제작 모란문정병 최고 문양

“10억 원짜리 국보급 청자 구경하러 오세요.”

전남 강진청자박물관이 최근 청자상감모란문정병(靑磁象嵌牡丹文淨甁) 등 고려시대 강진에서 만든 청자 15점을 개인 소장가들로부터 구입해 8월 청자축제 기간에 전시한다. 15점 구입가는 16억 원. 이 가운데 모란문정병은 10억 원, 청자상감매로학접문사이호(靑磁象嵌梅蘆鶴蝶文四耳壺)는 3억 원이 각각 들었다.

국보급 유물로 보기 드문 걸작인 모란문정병은 13세기 강진에서 제작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고 문양 구성과 기법 또한 최고 수준으로 평가됐다. 비취색 계통의 유약과 백토(白土) 상감만으로 모란꽃 송이를 몸체 전면에 서로 엇갈리게 배치한 점이 특징이다. 모란꽃과 만(卍)자문, 당초문 등 화려한 무늬를 표현하면서도 차분하고 단아한 분위기를 자아내 선조들의 도자 기술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사이호는 어깨에 네 개의 고리가 달렸고 몸체는 커다란 갈대를 중심으로 작은 매화꽃 가지, 그 사이로 학과 나비가 노니는 모습이 새겨져 있으며 갈대를 중심무늬로 배치한 것이 독특하다.

구입 작품 중에는 용머리 장식이 있는 화형잔 3점, 비색 유약의 화형접시, 연꽃과 국화가 퇴화기법(堆畵技法·흑토와 백토를 물에 개서 먹으로 그림을 그리듯 문양을 그리고 유약을 씌운 것)으로 그려진 주자, 용두화형잔과 능화형접시 등이 있다.

박물관 측은 2007년 몸체는 세로로 여섯 개의 문양대가 나뉘어 있고 연꽃과 갈대, 버드나무, 학 등 4개의 문양이 반복 상감돼 있는 걸작인 상감문병 등 6점과 2006년 2점을 8억 원대에 구입했다.

박물관은 8월 8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청자축제기간부터 연말까지 이번에 구입한 청자를 중심으로 특별전을 열 계획이다. 안금식 청자박물관장은 “이번 유물 구입으로 문화재급 유물이 181점으로 늘어 전국 유일의 청자박물관으로서 위상을 한층 높이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로 37회째인 강진청자축제에서는 세계도자기 특별전과 국제 도예작가 초대전, 명품 청자 판매전 등이 열린다. 명품 청자 판매전에서는 청자를 20∼30% 싼 값에 구입할 수 있다. 청자 빚기, 상설 물레 체험을 비롯해 청자를 굽는 ‘화목가마 불지피기’ 등 체험행사도 풍성하다. 고려청자 신비의 소리터널에서는 청자로 만든 종 1000여 개가 바람에 날리면서 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청자 체험 외에도 배를 타고 강진만을 둘러보고 갯벌 낚시와 맨손으로 고기를 잡는 개매기 체험도 할 수 있다. 문의 1688-1305 강진군 축제경영팀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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