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 중인 승용차 안에서 가스중독으로 추정되는 사고로 일가족 5명이 의식을 잃었다가 구조됐다. 12일 전남 영암경찰서와 영암소방서는 “10일 오후 7시 27분경 영암군 학산면 은곡리 도로상에 세워진 승용차 안에 운전자 오모 씨(36·여) 등 일가족 5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접수해 구조했다”고 밝혔다.
이들 5명은 의식을 잃고 쓰러졌으나 오 씨의 친척 A 양(15)이 차량 문을 열고 나와 차량 옆에서 쓰러졌다가 주민에 의해 발견돼 119구조대로 영암 모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들은 모두 병원에서 응급조치를 받은 뒤 의식을 회복했다.
문제의 승용차는 1997년형 쏘나타Ⅲ로 발견 당시 시동은 꺼진 상태였으나 차 안에서 매캐한 냄새가 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운전자 오 씨는 경찰조사에서 “목포에서 하교하던 A 양을 승용차에 태우고 영암 쪽으로 운행하던 중 차 안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 에어컨을 켠 뒤 갑자기 의식을 잃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오 씨가 “최근 차량을 수리했다”는 진술을 토대로 에어컨(프레온) 가스 냉매 유출 또는 배기가스 유입에 따른 가스중독 사고일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13일 문제의 차량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보내 결함 여부를 밝히기로 했다.
영암=김권 기자 goqu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