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자 사법연수원 동기 4명 전원 사의

  • 입력 2009년 7월 7일 02시 57분


“검사장급 이상 人事 최대 20명”

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자(사법시험 22회, 사법연수원 12기)의 사법시험 선배들이 잇따라 퇴임한 데 이어 사법연수원 동기 4명도 모두 사의를 표명하면서 전국의 고검장급 자리 9개가 모두 공석이 돼 대규모 인사태풍이 불가피해졌다. 고검장급에 이은 검사장급 후속 인사까지 감안하면 검사장급 이상 승진 대상자가 최대 20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고검장 및 검사장 승진자의 기수가 너무 낮아지면 승진 탈락자들의 연쇄 사퇴로 검찰 조직 자체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연수원 12기 이상 전원 물러날 듯

이준보 대구고검장(사시 21회)과 이귀남 법무부 차관(사시 22회), 김종인 서울동부지검장, 김수민 인천지검장 등 천 내정자의 사법연수원 동기 4명은 6일 모두 사의를 표명했다. 김종인 지검장은 이날 검찰 내부 전산망 ‘이프로스’에 이형기 시인의 시 ‘낙화’의 “떠나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라는 구절을 인용해 사의를 내비쳤다. 김수민 지검장도 ‘검찰을 떠나며’라는 송사를 통해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권재진 전 서울고검장(사시 20회)과 김준규 전 대전고검장(사시 21회)이 3일 퇴임했고 문성우 대검찰청 차장(사시 21회)도 13일 천 내정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끝나면 검찰을 떠날 예정이다. 다른 고검장들도 인사청문회를 전후해 모두 사퇴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고검장, 검사장 승진 인사 불가피

고검장 승진 후보군은 연수원 13, 14기들이다. 13기에서는 한상대 법무부 검찰국장, 차동민 수원지검장, 박용석 부산지검장, 황희철 서울남부지검장, 조근호 서울북부지검장, 정진영 서울서부지검장 등이 물망에 올라 있다. 14기의 경우 노환균 대검 공안부장, 채동욱 법무부 법무실장, 안창호 대전지검장, 김영한 청주지검장 등이 승진 대상으로 꼽힌다. 검찰은 지금까지 한 기수에 고검장 승진자가 4명을 넘지 않도록 인사를 해 왔지만, 13기의 경우 최대 5명까지 고검장이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관행적으로 지켜온 ‘한 기수 고검장 4명 쿼터’를 이번에도 지킬 경우 고검장 승진 대상이 15기까지 내려오게 돼 조직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

특히 서울중앙지검장을 누가 맡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서울중앙지검장은 기수가 가장 낮은 고검장이 맡는 게 관례였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는 고검장급 9명이 한꺼번에 승진하게 되는 데다 ‘박연차 게이트’ 수사 이후 기능 축소가 예상되는 대검 중앙수사부의 역할을 서울중앙지검이 떠맡을 가능성이 커 선배 기수인 13기 승진자 가운데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 한상대 국장, 차동민 지검장, 박용석 지검장이 유력하다. 14기가 맡을 경우 노환균 부장, 채동욱 실장이 거론된다. 대검 차장에는 차 지검장과 조근호 지검장 등이 오르내린다.

검사장 승진은 연수원 16, 17기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이며 고검장 승진 탈락자 가운데 일부가 사의를 표명하면 18기까지 승진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17기의 경우 최재경 서울중앙지검 3차장, 김희관 서울중앙지검 2차장,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 김경수 인천지검 1차장, 박성재 서울동부지검 차장 등이 대거 검사장으로 승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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