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해운대 해수욕장,경주마가 달린다

  • 입력 2009년 7월 1일 06시 41분


오늘 오후 2시 개막식 맞춰 ‘해변경마’ 열려
퇴역 말 9필 참가… 상금 전액 소년가장 돕기

부산의 해수욕장이 ‘낭만의 바다’를 활짝 연다. 해운대와 광안리 송도 다대포해수욕장은 1일부터, 송정과 일광 임랑해수욕장은 3일부터 문을 열고 8월 말까지 운영한다.

빼어난 자연경관과 어우러져 최고의 해수욕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해운대해수욕장 앞바다에서는 1일 형형색색의 요트와 윈드서핑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오후 2시 개장식 전후 백사장에서 펼쳐지는 ‘해변경마’는 즐길거리의 백미(白眉)로 손색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해변경마의 출전 말들은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특수한 방법으로 운송된다. 무료로 진행되는 해변경마의 안전을 위해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 앞 백사장에서 그랜드호텔까지 500m의 경주로에는 안전펜스가 설치된다. 해변경마는 해운대구 18개 동의 이름을 딴 경주마 9필이 개장식 전에 1경주, 개장식이 끝난 뒤 2경주에게 참여한다. 경주당 1∼3위 경주마에 각각 500만 원, 300만 원, 200만 원의 상금을 지급해 해당 동의 소년소녀가장 돕기 성금으로 지원한다. 우승 동 맞히기 등 푸짐한 경품행사도 곁들여진다.

출전 말은 경마공원에서 경주마로 활동하다 퇴역해 승마 강습과 관계자 교육용으로 활용돼 온 평균 10년생인 ‘노장들’이다. 하지만 수많은 관람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이웃돕기 성금 마련에도 기여하기 때문에 출전 말들은 1000여 마리의 말들이 생활하고 있는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요즘 극진한 대접을 받고 있다.

이날을 위해 세 마리당 한 명꼴로 관리사가 배치돼 2개월간 오전 7시부터 몸 상태 검사와 훈련을 받았다. 경주마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다리. 하루에도 몇 번씩 이상이 없는지 점검을 받고 얼음을 가득 넣은 팩을 목덜미나 가장 온도가 높은 부위인 다리에 감싸기도 했다. 또 더운 날씨 때문에 발굽이 망가질까봐 특수 매니큐어를 수십 차례 바르기도 했다. 하루 세 번 먹는 것은 평소 일과대로였지만 때론 각종 미네랄이 함유된 특별 사료는 물론이고 심지어 사람이 먹는 십전대보탕, 홍삼가루, 홍화씨 등 보양식으로 체력을 보강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수영장과 대형 선풍기는 기본이고 모기를 쫓는 전자파 전등과 방역용 소독기까지 갖춰진 마구간에서 생활했다. 경마공원 측은 이렇게 공들인 말들이 다칠 것에 대비해 무진동으로 설계된 경주마 수송차량을 준비하고 평소 생활하는 마방을 해운대 행사장으로 옮겼다. 전담 수의사와 마필관리사 등 40여 명의 전문 인력도 행사에 투입된다.

한편 경마공원은 일반인이 승마를 체험하고 말들과 교감을 할 수 있도록 이날 17마리의 말을 해운대해수욕장으로 이동시켜 마상무예, 조랑말 체험, 승마 체험, 미니호스(조랑말의 일종) 포토존 설치, 해변경마 사진콘테스트 등의 행사도 함께 벌인다. 경마공원 관계자는 “경주만을 위해 태어난 경주마들은 은퇴하더라도 질주 본능을 잃어버리지 않기 때문에 해변경마에서 재미있는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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