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8년 한국생활 경험 살려 외국인 투자유치 한몫할터”

  • 입력 2009년 7월 1일 06시 24분


대구시 최초 외국인 공무원 호겟 씨

“고교와 대학시절 캐나다에서 육상선수로 뛴 경험을 살려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에 참여하고 싶었는데 경제 관련 부서에서 일하게 됐습니다. ‘꿩 대신 닭’이라고나 할까요. 아무튼 대구경제 살리기에 동참하게 돼 영광입니다.”

대구시 최초의 외국인 공무원으로 뽑혀 1일부터 근무를 시작하는 캐나다 출신의 사이먼 호겟 씨(34)는 최근 자신이 강사로 근무 중인 영진전문대 사무실에서 환하게 웃으며 이같이 말했다. 9 대 1의 경쟁을 뚫고 대구시 지방전임 나급(6급 해당) 계약직(2년) 공무원으로 채용된 그는 캐나다 윈저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호주의 퀸즐랜드대 대학원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이수 중이다. 2001년 한국에 온 그는 부산, 충북 청주 등의 중학교 영어강사를 거쳐 2005년부터 영진전문대 영어강사로 재직해 왔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에 파견된 시 공무원으로 외국기업 유치 및 국내외 투자 유치 지원 업무를 맡게 될 그는 “그동안 한국생활을 하며 쌓은 경험을 살려 대구경북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 일조하고 싶다”며 “지역 산업단지와 기업 등을 찾아가 발로 뛰며 현장 감각도 익히고 싶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유치는 국제경제의 흐름 및 국내외 실물경제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틈나는 대로 한국과 대구경북의 경제 현황에 대한 자료를 인터넷 등을 통해 수집하고 있어요. MBA 과정을 밟으면서 익힌 전공 지식과 개인적으로 구축한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외국기업 투자 유치와 해외 마케팅에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한국 특유의 정서와 분위기, 문화적인 특수성, 사고방식의 차이 등을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잘 알려주려 합니다.”

그는 “대구는 인적자원이 우수하고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어 기업하기 좋은 도시”라며 “모국인 캐나다의 유망 기업도 유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역동적으로 추진되는 대구경북의 경제구역 개발 사업의 특성을 홍보하는 데도 힘을 쏟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6월 서울에서 열린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의 투자유치 설명회에 참여해 국내외 기업인 500여 명에게 지역경제의 잠재력을 소개하며 대구시 공무원들과 첫 인연을 맺었는데 공무원들이 아주 친절하게 대해 줘 앞으로 적응하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캐나다 온타리오 주 티먼스 출신인 그는 고교와 대학 시절 400m 달리기 선수로 활약했으며 1997년 캐나다 대학육상대회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 이후 부상으로 육상선수 생활을 포기했다. ‘삼겹살과 한국 맥주가 입에 맞다’는 그는 한국인 여성과 2년 전 결혼해 대구에서 단출하게 살림을 꾸려가고 있다. 호겟 씨는 “지역 공무원이나 기업인에게 비즈니스 영어를 가르치는 기회도 갖고 싶다”며 “한국에서 영어교재를 만든 경험을 되살려 지역 기업인 등을 위한 비즈니스 영어교재도 만들어보고 싶다”고 밝혔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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