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料 이어 가스-전기료 인상 대기

  • 입력 2009년 6월 1일 02시 54분


지난달 고등어값 46%-닭고기값 53% 올라

국제유가 등 원자재값 들썩… 물가불안 커져

서울과 인천의 택시요금이 1일부터 오르고 대표적인 공공요금인 가스, 전기요금도 조만간 인상될 것으로 보여 물가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도 들썩이고 있어 원유와 원자재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 등에 따르면 서울과 인천의 택시 기본요금(2km 기준)이 6월 1일부터 1900원에서 2400원으로 오른다. 서울은 기본요금만 오르지만 인천에서는 100원당 주행거리가 현행 159m에서 148m로 짧아져 인상폭이 더 크다. 서울의 요금인상률은 12.64%, 인천은 18.29%다. 8월부터는 경기도의 택시 기본요금도 2400원으로 인상된다.

국제선 항공요금의 공시운임(요금 상한 기준)도 1일부터 미국, 유럽행을 중심으로 5∼15% 오르지만 항공사 측은 경기침체와 신종 인플루엔자 확산에 따른 여행수요 감소 등을 감안해 당분간 종전 요금을 적용하기로 했다.

정부가 그동안 물가안정을 위해 인상을 억제했던 전기, 가스요금도 이르면 6월 중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의 요금 인상 요청에 따라 인상 시기와 폭을 검토하고 있다.

일부 농축수산물 가격도 크게 올라 서민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닭고기 1kg의 5월 평균가격(소매 기준)은 5547원으로 지난해 5월(3620원)보다 53.2% 급등했다. 같은 기간 고등어 1마리 가격(중품 기준)도 2832원에서 4143원으로 46.3% 뛰었다.

여기에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달러화 가치 하락의 영향으로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先物)가격은 지난해 11월 초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배럴당 66.31달러까지 치솟았다. 원유를 비롯해 19개 원자재 가격 추이를 보여 주는 ‘로이터제프리 CRB지수’는 251.92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무역수지 악화, 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물가불안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실제로 서울지역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말 L당 1349원대에서 5월 넷째 주에는 연중 최고치인 1621.55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정부는 물가오름세가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정부 당국자는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가격이 올랐지만 전반적인 소비자물가는 안정돼 있다”며 “국제유가도 실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오르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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