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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5월 31일 1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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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성향의 인터넷 매체 '프리존뉴스(www.freezonenews.com)'는 29일 '우르르 몰려가 노인에게 욕설·삿대질… 인민재판 열린 서울광장'이라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이 동영상에서 검은 양복을 입고 머리를 노랗게 염색한 청년과 노란색 모자를 쓴 일부 시민들은 노인 1명을 둘러싸고서 "이 양반아, 나이 먹었으면 나이 값을 좀 하라고", "당신은 선거 하지마! 박정희? 그 XX XXX의 새끼 X새끼, 박근혜를 존중하냐. 인간아"며 언성을 높였다.
동영상에서 노인은 청년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으면 말로 합시다. 조용히 이야기합시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청년은 "그래, 이야기 해봐! 해보쇼. 들어줄 테니까. 나는 당신을 어른으로 존중을 안 하니까"라고 하더니, 이내 노인에게 "니 머리에 뭐가 들었냐고"라고 윽박질렀다.
다른 청년들도 합세해 "이 양반야, 뭐가 잘했는데. 머리에 뭐가 들었는데", "XX"라고 막말을 하며 노인을 밀쳤다. 검은 옷의 청년은 "나이를 따질 것 없어. 당신 같은 사람이 대한민국 다 말아 먹었어"라며 소리를 질렀다.
이를 지켜보던 추모객 중 일부가 "집에 가시라"며 노인을 빼내려 했으나, 노란 모자를 쓴 시민들은 노인에게 "너 나이 먹어서 다행인 줄 알아. 나이만 젊었으면 XXX아 죽였어"라고 몰아세웠다.
동영상을 접한 다수의 누리꾼들은 "인민재판"이라며 경악했다. 이들은 "노인이 무슨 말을 했는지 몰라도 단체로 저런 식으로 몰아 부치다니 심하다", "각자의 생각을 말하지 못하는 세상이 오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이런 모습은 노무현 전 대통령도 바라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현장에 있었다고 주장하는 누리꾼은 "당시 '이명박 쥐새끼, 살인자, 박근혜도 똑같은 X'등 욕설이 난무했고 이를 듣던 노인이 '대통령이 무슨 잘못을 했다고 그렇게 욕을 하시오, 비리 저지르고 자살한 게 왜 대통령 죄요?'라고 했다가 험악한 상황이 시작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다른 누리꾼들은 "동영상 앞부분이 편집돼 앞뒤 사정을 알 수 없다", "노인이 노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을 먼저 심하게 자극한 것 같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