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캐나다 등지에서 모집된 강사 65명은 16일부터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서 2, 3명이 1개 방에 거주하면서 기본교육을 받았다. 교육은 18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됐으며 조별로 토론하는 방식이었다. 이 가운데 최초 발병자로 추정되는 미국인 A 씨(23·여)는 16일에 증상이 나타났지만 신고하지 않았고 그에게 바이러스를 옮은 다른 미국인 B 씨(23·여)가 23일 확진환자로 판명된 뒤에야 감염이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같은 방을 썼던 사람이나 같은 조원들에게 급속도로 퍼졌다”고 설명했다.
보건당국의 이중 검역체계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A 씨는 16일 입국했지만 공항 발열감지기를 이상 없이 통과했고 입국 후 5일째에 실시하는 전화모니터링에서도 증상이 확인되지 않았다. 전병율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센터장은 “완벽하게 걸러낼 수 있는 체는 없다”며 “이번에 외국인 강사들이 집단 발병한 만큼 앞으로 교육과학기술부와 협의해 외국인 강사 입국 시 검역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승철 신종인플루엔자대책위원장은 “지역사회 확산은 이미 어느 정도 예측됐던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종 인플루엔자는 과거 전염병들과는 다르게 감염 경로가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며 “지역사회로 확산되더라도 각각의 의심사례를 조기에 발견하고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