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200kg짜리 금고를 혼자 훔쳐?

  • 입력 2009년 5월 23일 02시 59분


1명 위장자수 ‘꼼수’ 쓰다 일당 5명 덜미

2일 0시 20분경 경기 고양시의 한 으슥한 거리에서 박모 씨(27) 등 20대 남성 3명이 200kg짜리 금고를 열고 있었다. 한 시간 전 서울 종로구 신영동의 액세서리 제조상 김모 씨(53) 집에서 훔친 금고였다.

마침 순찰차가 이 장면을 발견했다. 이들은 급히 도망쳤지만 신분증을 빠뜨렸다. 그동안 저지른 절도 행각이 모두 드러날 것을 우려한 이들은 친구 김모 씨(27)에게 “3000만 원을 주겠다”며 위장자수를 제의했다. 김 씨는 이들과 함께 종종 남의 집을 털어온 사이. 김 씨는 아버지가 구속된 데다 어머니는 수년째 갑상샘암을 앓고 있는 상황이어서 박 씨의 제의를 수락했다.

김 씨는 경찰에 출두해 자신의 단독범행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200kg이 넘는 금고를 혼자 훔쳤다는 주장을 믿을 사람은 없었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수억 원에 이르는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올 1∼5월 서울 시내를 돌며 5차례에 걸쳐 1억3000만 원 상당의 현금과 귀금속을 훔친 박 씨, 김 씨 등 5명을 붙잡아 이 가운데 4명을 특수절도혐의로 22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중학교 동창으로 15년간 절도와 도박을 함께 했으며 소년원과 교도소도 수차례 드나들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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