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va!전라남도]광양항 동북아 물류허브의 꿈 밝히다

  • 입력 2009년 5월 11일 02시 57분


세계적 경기위축에도 물동량 유지
수심 16m 자연수로 등 천혜의 조건

《광양항이 동북아 물류비즈니스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1970년대 여수산업단지 운영에 맞춰 소규모 원료 제품부두로 첫발을 내디딘 광양항은 1998년 7월 문을 연 16개 선석 규모 컨테이너항이 완공되면서 물류중심항으로 각광받고 있다.》

○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물량 유지

광양항은 세계적인 최악의 경제위기 속에서도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유지하면서 올 3월에는 지난해 10월 수준에 가깝게 물동량이 회복되는 힘찬 기세를 보였다. 실물경기 위축 여파로 국내외 주요 컨테이너항만 물동량이 크게 떨어진 가운데서도 광양항의 3월 컨테이너 물동량은 15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한개)로 2월의 11만9000TEU에 비해 25.4% 늘었다. 이 가운데 수출입 화물은 24.1% 증가한 12만3000TEU, 환적화물은 34.5% 증가한 2만7000TEU에 달했다. ▶표 참조

광양항 운영주체인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은 이 같은 물동량 증가에 대해 “2월 흥아해운과 장금상선이 공동 운항하는 동남아시아 항로 등 신규 항로 개설에 힘입은 것”이라며 “광양항의 주요 화주(貨主)인 전자 화학업계의 물동량이 점차 회복세를 보이는 것도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올 2월과 3월에 시작된 군산∼광양, 인천∼광양∼부산 연안항로 개설도 물동량이 늘어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 같은 예상 밖의 빠른 회복세는 컨테이너부두공단 측이 신규 화물 유치를 위해 선화주(船貨主) 매칭 등 전사적인 마케팅에 나섰기 때문이다. 공단 측은 글로벌 주요 선사 본사 방문과 대형 선화주 최고경영자(CEO) 초청 행사 등을 통해 광양항 활성화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신규 항로 개설을 위해 국내외 선사를 대상으로 펼친 전방위 마케팅이 효과를 보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 해운선사들은 항로 통폐합, 선박철수 등으로 발생한 여분의 선박을 장기간 세워 두거나 신규 항로를 찾고 있는 실정. 공단 측은 이를 광양항 신규 항로 유치의 호기로 삼아 글로벌 20대 선사 및 신조선(新造船) 인수 예정 해운선사를 광양항으로 끌어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우선 2월부터 한진해운 에버그린 NYK 등 주요 선사의 한국지사를 직접 방문해 광양항을 이용할 때의 장점과 운영현황을 설명하는 등 ‘선사 네트워킹’ 강화에 힘쓰고 있다. 또한 광양항 화물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권 물량을 늘리기 위해 이사장 직무대행이 지난달 7일 중국 상하이(上海)의 차이나시핑 본사 핵심 임원진을 만나 “광양항 이용에 협조해 달라”고 직접 요청하는 등 해운선사 임원진을 대상으로 하는 ‘밀착 타깃 마케팅’ 기법도 동원했다.

컨테이너부두공단 이상조 이사장은 지난달 23일 광양 커뮤니티센터에서 광양항 운영사 및 화물터미널 운영사, 기항선사, 배후물류단지 입주업체 대표자 20여 명을 만나 광양항 발전을 위한 의견을 들었다. 이날 참석자들은 광양항으로의 적극적인 화물유치 필요성에 공감하고 항만 이용자 간의 다양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 동북아 최고의 물류경쟁력 갖춘다

광양항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입지여건을 갖춘 항만으로 꼽힌다. 우선 다도해 안쪽으로 내륙 깊숙이 파고든 주머니 모양의 항만이 자연방파제 역할을 해 거의 연중무휴의 하역작업이 가능한 것이 장점. 최대 30만 t급 대형까지 상시 입출항이 가능한 수심 16m 이상의 자연형 수로와 접안 여건도 다른 항구에 비해 우월하다. 또한 아시아와 유럽 북미 대륙을 연결하는 주 간선항로상에 자리 잡아 국제적 물류거점항만으로서 최적의 비즈니스 환경을 갖췄다. 여기에 400만 m² 규모의 컨테이너부두, 1000만 m² 이상의 율촌 송도지구 배후용지와 향후 한반도종단철도(TKR)를 통해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 등과 맞닿는 한반도 중국 러시아 유럽을 아우르는 대륙연계수송망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광양산단 여수산단 율촌산단과 함께 항만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할 수 있는 데다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개최지와 순천만 갯벌습지, 보성녹차밭,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등 인근 지역의 다양한 해양 관광 레저 여건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컨테이너부두공단 측은 현재 16선석(5만 t급 12선석, 2만 t급 4선석)인 광양항 컨테이너부두를 앞으로 총 34선석 규모로 확장할 계획을 밝혔다. 4선석은 현재 공사 중이고 14선석은 2020년경까지 추가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았다.

최신식 크레인과 첨단 정보기술(IT)이 접목된 터미널 운영기법과 자동반출입 서비스도 광양항의 생산성을 높여 주고 있다. 최초 입항보고 단계에서부터 항만 내 시설 사용, 관제, 화물 입출항, 세입징수, 출항보고 등을 선박별로 모든 항만운영정보를 제공 관리하는 ‘포트-MIS’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 항만 수출입업무를 지원하기 위한 이 시스템은 24시간 가동된다. 또한 터미널 IT운영시스템에 따라 컨테이너 터미널의 계획 운영 관리 등에 필요한 자동화 시스템을 제공한다. 이에 따라 하치장 내에서 컨테이너를 반출입하거나 쌓는 작업도 한 치의 차질 없이 최적의 조건에서 수행할 수 있다.

이상조 이사장은 “앞으로 무선인식 전자태그(RFID)와 유비쿼터스센서네트워크(USN) 기술을 적용해 항만 내 차량과 컨테이너, 항만장비 등에 관련 정보가 담긴 전자태그를 부착할 계획”이라며 “이 기술이 도입되면 화물의 이동과 처리상황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획기적 항만물류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고 말했다.

광양=김권 기자 goqud@donga.com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이상조 이사장▼
“마케팅 제일주의로 최고가 된다”

“마케팅 제일주의로 광양항을 최고의 물류서비스 항만으로 키우겠습니다.”

지난달 13일 취임한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이상조 이사장(69·사진)은 “부임한 지 채 한 달이 안 됐지만 광양항을 복합서비스 구현이 가능한 첨단항만으로 키우기 위해 연일 임직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단순히 수출입화물을 하역 운송하는 수준의 전통적 항만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며 “광양항은 수출입 화물의 생산 및 가공에서부터 보관 분배에 이르는 복합 물류서비스를 구현하도록 개념을 새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배후물류단지 개발과 컨테이너 장치장 기지화, 위험물 처리 서비스 제공 등이 시급하다”며 “이제 고객 관점에서 차별화되고 전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항만으로 고객들에게 다가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투포트’ 정책과 관련해 “근본적으로 ‘투포트’정책에 부합하도록 광양항의 우수한 입지 여건 을 활용해야 한다”며 “대형선박 기항에 가장 적합한 항만으로 육성하고 국제물류 네트워크를 다원화하는 마케팅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말 광양∼전주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서울요금소까지의 거리가 100km, 시간상으로도 1시간 가까이 단축되는 호기를 맞게 된다”며 전라선 복선화, 광양∼목포 고속도로 신설도 광양항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 밀양 출신으로 부산수산대를 졸업한 이 이사장은 경남도의원에 이어 1995∼2006년 민선 밀양시장을 3차례 연임했다.

광양=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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