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노총위원장 의미있는 변신

  • 입력 2009년 5월 9일 02시 56분


이용득씨 퇴직연금 마케터로 우리은행 복귀
“인적네트워크 활용… 입행동기 수준으로 대우”

“노동 현장으로 떠난 지 20년 만에 은행원으로 돌아왔습니다. 퇴직연금은 종업원의 노후 생활을 위해 필요한 겁니다. 제가 가진 인적 자산을 바탕으로 이를 열심히 알릴 계획입니다.”

이용득 전 한국노총 위원장(55·사진)은 8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달 말부터 우리은행 신탁사업단 내 퇴직연금 부문 조사역으로 근무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퇴직 후 전문 계약직으로 다시 입사하는 방식으로 발령받았으며, 기업과 노동조합을 상대로 퇴직연금 유치 영업을 맡았다.

이 전 위원장은 1973년 우리은행의 전신인 상업은행에 입행했다. 1986년 상업은행 노조위원장을 시작으로 금융노조 위원장을 거쳐 2004년 5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한국노총 위원장을 지냈다. 지난해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뒤 1년간 금융노조 상임고문을 맡았으며 최근 우리은행으로 복귀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 영업은 노조를 직접 상대해야 하는 데다 기업 한 곳만 유치해도 수천 명의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 사업”이라며 “거물급 노조 인사인 이 전 위원장의 인적 네트워크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직급은 조사역이지만 입행 동기인 부서장과 임원급의 평균 수준으로 급여 및 복리후생 대우를 받기로 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은행 측의 제안이 있었지만 계속 사양했다”며 “은행원으로 돌아오겠다는 계획을 앞당겨 이번에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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