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한푼 두푼 용돈 모아… 난치병 학생 성금 쾌척

  • 입력 2009년 4월 30일 07시 22분


손상혁-유승 형제 선행

“난치병을 앓는 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동안 우리 형제가 모은 용돈을 내고 싶습니다.”

며칠 전 신상철 대구시교육감 앞으로 편지 한 통이 날아들었다. 보낸 사람은 대구 경신고 2학년 손상혁 군(18). 시교육청은 손 군에게 전화를 걸어 28일 교육청에서 전달하도록 했다. 손 군은 동생 유승 군(14·범일중 1년)의 손을 잡고 가서 신 교육감에게 400만 원을 전했다. 이들 형제가 그동안 모은 장학금과 용돈이었다. 손 군은 2001년 범물초교에 다닐 때 ‘아나바다운동’이나 ‘알뜰바자회’에서 자기가 입던 점퍼 같은 것이 다른 사람에게 유용하다는 것을 알고 ‘나눔’에 눈을 떴다고 한다. 2002년부터 지금까지 매월 1만 원을 집 근처 장애인복지시설에 내면서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모은 용돈 300만 원을 대구 동구 지역의 혼자 사는 노인을 위해 내놓기도 했다. 손 군은 이 일로 동구청과 경신고에서 받은 장학금 100만 원에 지금까지 모은 용돈 140만 원을 보태 240만 원을 마련했다. 이번에는 동생도 뒤를 따라 저축해 둔 160만 원을 내놨다. 같은 반 친구가 난치병으로 고생하는 것을 보고 힘이 되고 싶었다고 했다. 형제는 “난치병 친구들이 빨리 건강을 회복했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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