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PD수첩 제작진 4명 체포

  • 입력 2009년 4월 29일 03시 02분


촬영원본 압수수색 다시 나설듯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전현준)는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과장해 왜곡 보도한 혐의(명예훼손 등)로 MBC PD수첩 조능희 CP(책임프로듀서)와 송일준 PD, 김은희 작가 등 4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조 씨 등이 이날 조사를 받으면서 그동안 소환에 불응해 체포영장이 발부됐던 PD수첩 제작진 6명에 대한 조사가 모두 끝나게 됐다.

○ MBC 본사 다시 압수수색?

조 씨 등은 이날 0시부터 오전 1시 50분 사이 각각 자택 부근에서 기다리고 있던 수사팀에 체포됐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방송 제작과정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부풀리기 위해 취재 내용을 의도적으로 왜곡했는지 등을 조사한 뒤 석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은 MBC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의 기한이 24일 끝난 직후 법원으로부터 다시 영장을 발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그램 제작과정에서 의도적 왜곡이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촬영 원본테이프와 방송 내용을 반드시 대조해 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수사팀은 이에 앞서 8일과 22일 두 차례에 걸쳐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MBC 노조원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검찰은 MBC 측에 비공식 채널을 통해 촬영테이프 원본 제출을 요구하고 있지만 자진 제출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면 다시 압수수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제작진 형사처벌은?

검찰은 촬영 원본 분석이 끝나면 제작진을 기소할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수사팀은 현재까지는 PD수첩이 미국 여성 아레사 빈슨이 인간광우병(vCJD)으로 숨진 것으로 보이게 하기 위해 방송 내용을 고의로 왜곡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e메일 압수수색에서 발견된 시간별 자막계획서에 따르면 방송이 나가기 불과 3시간 전 빈슨의 어머니가 딸의 사인에 대해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CJD)’이라고 말한 부분이 vCJD로 바뀌는 등 실수로 보기 어려운 대목이 있기 때문이다. 빈슨의 사인이 ‘위 절제수술’ 후유증으로 인한 ‘베르니케 뇌병변’으로 확인된 것도 PD수첩 제작진에는 불리한 정황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체 에이미트 측이 최근 “PD수첩이 판매가맹점 계약 상담을 하는 척하며 ‘몰래카메라’로 촬영한 내용을 방송했다”며 제작진을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한 것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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