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업계도 ‘SI 불똥’ 초긴장

  • 입력 2009년 4월 29일 03시 02분


중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여행을 취소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29일부터 시작되는 일본 최대 휴가철인 ‘골든위크’를 맞아 특수(特需)를 기대했던 국내 관광·여행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28일 모두투어에 따르면 중남미 여행상품을 이용해 다음 달 출국할 예정이던 관광객 10명이 모두 예약을 취소했다. 하나투어에 같은 상품을 예약한 6명은 아직 취소하지 않았지만 여행사로 전화를 걸어 안전에 대해 문의하는 등 불안해했다. 이 여행상품은 21일간 멕시코, 브라질 등 중남미 8개국을 여행하는 상품으로 가격은 879만 원이다.

여행사 측은 “국외 여행 표준약관상 출발 전 2주 이내에 상품을 취소할 경우 80%의 비용만 돌려받을 수 있지만 특수 상황이어서 약관과 관계없이 비용을 100% 환불해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예정대로 출발하는 관광객에 대해선 현지 여행사와 협조해 수시로 건강 상태를 파악할 예정이다. 멕시코를 관광 코스에서 제외하고 식당도 위생관리가 철저한 곳으로 바꾸는 등 일정도 조정하고 있다. 여행사 관계자들은 “의심환자가 발생한 미국이나 스페인 등에 대한 감염 문의 전화도 크게 늘었지만 아직 예약 취소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국에서도 돼지인플루엔자 추정환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일본 언론에 보도되면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일본인 여행객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교도통신은 이날 “멕시코를 여행하고 귀국한 한국인 여성이 감염 가능성이 높은 ‘추정환자’라는 공식 발표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도 인터넷판을 통해 “돼지인플루엔자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동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의심 사례가 보고됐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돼지인플루엔자 발생이 확인된 국가와 일본 간 여객기 운항을 나리타, 간사이 등 4개 공항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골든위크 특수’를 기대하던 관련업계가 긴장하며 일본인 관광객들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울 시내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현재로선 일본인들이 예약했던 객실을 취소하는 움직임은 아직 없지만 사태가 심각해지면 예약 취소가 잇따를 것으로 보고 대책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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