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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4월 25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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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건평, 盧 전대통령에 국세청장 인사청탁”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는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이 지난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구속 기소)에게서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거액을 받은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24일 밝혔다.
▶24일자 A1면 참조 천신일 씨, 박연차에 5만달러 받은 단서
검찰 관계자는 이날 “태광실업이 지난해 7∼11월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을 당시 천 회장과 박 회장 간의 금전거래 관계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천 회장은 일부 언론과의 통화에서 “내가 레슬링협회 회장으로 지난해 8월 올림픽이 열린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협회 부회장인 박 회장이 격려금으로 쓰라며 2000만 원 상당의 중국 돈(위안화)을 줘서 받았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천 회장은 세무조사와 관련해서는 “단돈 1달러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박 회장에게서 600만 달러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문재인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24일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내일(25일)쯤 검찰의 서면질의서에 대한 답변서 제출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문 전 실장은 “답변서 작성에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다. 노 전 대통령이나 국민이 모두 힘들어 하니 조사를 서둘러줬으면 좋겠다”며 노 전 대통령 소환 조사가 가급적 신속하게 이뤄지기를 바란다는 뜻도 밝혔다. 이에 홍만표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은 “25일 답변서가 오면 26일까지 검토한 뒤 노 전 대통령 소환 일정을 잡겠다”고 밝혔다.
한편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노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가 검찰 조사에서 2004년 12월경 노 전 대통령에게 박 회장의 사돈인 김정복 당시 중부지방국세청장을 차기 국세청장으로 임명해달라고 청탁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노 씨는 “청와대에 찾아가 청탁을 했는데 들어주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박 회장에게서 김정복 씨의 인사 청탁과 함께 백화점 상품권 1억 원어치를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정규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첫 공판에서 노 씨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검찰 관계자는 “박 회장이 사돈인 김 씨를 위해 여러 경로로 인사 청탁 로비를 벌인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노 씨의 증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