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마산 수정만 STX 유치효과 과장”

  • 입력 2009년 4월 3일 06시 56분


27개 단체 대책위 구성… “환경영향 평가 부실”

市 “평가서 수정-보완… 내달 설립 허가 마칠것”

경남 마산시와 STX그룹이 3년 전부터 강력하게 추진해 온 ‘마산 수정만 STX 조선기자재 공장’ 조성 사업이 다시 삐걱거리고 있다. STX중공업과 마산시가 낙동강유역환경청에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가 부실하게 작성됐다는 주장이 제기된 데다 범시민사회대책위원회도 출범했기 때문이다.

▽대책위 출범과 항의 집회=2일 오전 마산시청 현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활동에 들어간 ‘수정만 STX 조선기자재 공장 유치문제 시민사회대책위원회’에는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과 마산YMCA 등 경남지역 27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마산시가 STX 조선기자재 공장 유치의 당위성으로 내세운 고용효과와 지방세수는 크게 부풀려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마산시는 그동안 “STX가 입주할 경우 고용효과 5000명, 지방세수 연간 170억 원”이라고 홍보했으나 최근 열린 토론회 참석자들은 “기존 STX 관계사의 매출과 지방세수를 감안할 때 이는 과장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대책위는 “STX가 수정만에 유치되면 지역발전 효과는 없이 수정마을만 황폐해질 것”이라며 “시민사회단체가 힘을 합쳐 STX 유치의 허구성과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부각해 반대 운동을 확산시키겠다”고 말했다.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임희자 사무국장은 “부풀려진 경제효과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환경영향평가가 제대로 진행되도록 촉구하는 활동을 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수정마을 STX 유치반대대책위원회’는 ‘진전면 레미콘공장 허가 반대대책위원회’ 주민들과 공동으로 마산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STX 입주 철회와 황철곤 시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환경영향평가 논란=수정마을 반대대책위 등은 최근 낙동강유역환경청을 방문하고 “마산시와 STX중공업이 만든 수정만 일반산업단지 계획의 1차 환경영향평가서는 수정마을 주민들의 환경권과 건강권을 심도 있게 검토하지 않았다”며 “보완 지시가 아니라 아예 다시 작성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환경영향평가서를 검토한 뒤 △26개 주민지원사항에 대한 구체적 이행방안 수립 △소음 저감 방안 마련 △주거지와 학교 이전 대책 수립 등의 대폭 보완을 주문했다. 마창진환경운동연합은 이와 관련해 “이번 환경영향평가를 총괄적으로 분석하면 현재의 용지가 조선기자재 공장으로 적절하지 않음을 말하는 것”이라며 “마산시는 조선공장 유치를 철회하고 환경 문제가 없는 기업 유치 등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에 마산시는 “이번 환경영향평가는 사업 시행 여부를 따지는 환경성 검토와 달리 산업단지특례법에 따라 한 차례만 보완하면 된다”며 “수정, 보완한 환경영향평가서를 곧 낙동강유역환경청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산시는 이달 중 경남도 산업단지계획심의위원회를 거쳐 다음 달까지 산업단지 승인과 공장 설립허가 등의 절차를 마칠 계획이다. 마산시와 STX는 지난해 8월 이후 수정마을 주민 상당수의 지지를 바탕으로 가구당 800만 원의 위로금을 지급하고 간접지원책을 제시하며 구산면 수정리 수정만매립지 23만 m²에 공장 설립을 추진했으나 반대대책위도 주장을 굽히지 않아 갈등이 계속됐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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