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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3월 30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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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엔 7억대 사들여 의혹 증폭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매년 거액을 들여 고가의 명품 시계를 샀던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포착돼 박 회장이 달러 외에 시계로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박 회장 관련 계좌의 뭉칫돈 인출 기록과 여비서의 다이어리 등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박 회장이 1999년경부터 매년 꼬박꼬박 1억∼3억 원어치의 고급 시계를 구입한 흔적을 발견했다. 정권이 바뀐 지난해에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7억여 원어치의 시계를 산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고급 시계가 해외에서 거액의 달러를 건네는 방식처럼 아무 흔적을 남기지 않은 채 금품을 전달하는 방법이 아니었는지 의심하고 있다. 특히 박 회장이 2006년경 당시 여권의 유력 인사에게 시계를 선물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언론에 보도된 사진 등을 통해 이 인사가 어떤 시계를 차고 있는지 확인해 봤다고 한다. 검찰은 지난해 박 회장이 고급 시계를 대량 구입한 점도 주목하고 있다. 정권이 바뀐 뒤 현 정권에 줄을 대기 위해 고급 시계를 로비용으로 뿌린 게 아니냐는 것이다.
박 회장 측의 한 인사는 “시계는 국내용이 아니라 해외용이다. 주로 해외사업장이 있는 베트남 등지의 유력 인사에게 선물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