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 中2 과학고 입시부터 ‘올림피아드 전형’ 없앤다

  • 입력 2009년 3월 21일 02시 58분


교과부, 영재교육원 수료자 특별전형도 폐지 추진

현재 전국의 18개 과학고는 올림피아드 입상자에게 특별전형 응시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단 한 개 학교도 예외가 없다. 올해도 총 277명을 ‘올림피아드 전형’으로 선발한다. 전체 입학정원 1432명의 19.3%다.

올림피아드 전형 외에도 서울 세종, 대구, 광주, 대전, 울산, 충북 과학고는 교육청이나 대학이 운영하는 영재교육원 수료자에게도 특별전형 지원 자격을 부여해 총 64명을 선발한다.

그러나 이르면 2011학년도, 그러니까 현재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해부터 과학고 입시에서 올림피아드 성적이 배제될 수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20일 “사교육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과학고 입시 개선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올림피아드 입상자와 영재교육원 수료자를 대상으로 한 특별전형을 우선 폐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과부는 이와 함께 과학고 입시에서도 대학 입시에서처럼 입학사정관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지필 시험이 아닌 면접을 통해 수학과 과학 분야에서 뛰어난 학생을 가려내겠다는 취지에서다.

교과부가 과학고 입시안을 개선하려는 것은 올림피아드 성적과 영재교육원 수료 실적을 반영하는 과학고 특별전형이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교과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새 입시안을 조만간 확정할 계획이다.

입시안이 확정되더라도 고교의 입학 전형 방법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10개월 전에 공고해야 하기 때문에 시행은 2011학년도부터 하게 된다.

교과부 관계자는 “올림피아드 응시생 대부분이 과학고 진학을 염두에 둔다”며 “과학고에서 올림피아드 성적을 반영하지 않으면 응시생이 크게 줄어들고 사교육비도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과학고 관계자들은 “사교육 시장 전체에서 올림피아드가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낮다”며 “규모가 크지 않은 사교육비를 잡으려다 자칫 수학 과학에 재능 있는 아이들을 가려내지 못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과부 통계에 따르면 중학생 올림피아드 응시자 수는 매년 증가해 2004년 5033명, 2005년 1만769명, 2006년 1만7745명, 2007년 2만4984명, 2008년 3만6146명이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이형철 동아닷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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