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교육자치의 싹 내가 틔운다

  • 입력 2009년 3월 18일 06시 25분


내달 29일 경북도교육감 보궐선거… 예비후보 3인 출사표

“개천에서도 용이 나오도록 하겠습니다.”(김철)

“경북교육의 틀을 확 바꾸겠습니다.”(유진선)

“명품 교육이 뭔지 보여드리겠습니다.”(이영우)

다음 달 29일 치르는 경북도교육감 보궐선거에 나선 김철(59), 유진선(49), 이영우 예비후보(63·가나다순)가 “경북 교육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들은 두 가지 만만찮은 과제를 안고 표밭을 누빈다. 자신이 경북교육감 적임자라는 것을 알리는 한편 유권자의 밋밋한 반응을 끌어 올려 제대로 평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

이들은 “관심과 투표율이 낮으면 교육계가 정치에 좌우될 수 있다”며 “이번 선거를 통해 진정한 교육 자치를 경북에서 실현하는 싹을 틔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세 예비후보들은 공약에서 뚜렷한 차별화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사교육비를 줄이고 영어 교육과 농어촌 교육 환경을 개선하며, 학력을 높이고 인성교육을 강화한다는 것은 공통이다.

이 때문에 유권자들은 누가 경북 교육을 이끌 만한 인물인가를 세심하게 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교육 현장과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계의 좁은 시각을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에 대해서는 “경북 교육의 현실을 잘 알지만 시야가 좁아 발전을 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유 후보에 대해서는 “교육을 경영 측면으로 접근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초중등 교육을 모르는 것은 부족한 점”이라고 평가했다.

30대에 대경대를 설립한 유 후보는 학교를 설립해 경쟁력 있게 키운 과정은 기존의 교육감들이 상상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와 이 후보에 대해 “초중등 교육에 직접적인 경험이 있는 것은 장점이지만 지금 교육의 틀 속에 있을 뿐 획기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35년 동안 교육 현장을 지켜 무엇이 경북 교육의 문제이고 대책인지를 세밀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김 후보에 대해 “행정경험이 풍부하지만 교육을 행정 중심으로 추진하면 겉돌 수 있다”고 말했으며, 유 후보에 대해서는 “대학 경영 경험은 좋지만 초중등 교육은 기본적으로 다르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 후보의 경우 학교 공사비 비리 관련 사건으로 1999년 대구지법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점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 관심거리다.

유 후보는 “학교 설립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설립자로서 책임을 다했다”고 밝히는 반면 다른 두 후보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해도 교육자의 근본인 청렴성과 도덕성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 들어가는 예산은 180억 원가량이며 전체 유권자는 210만여 명이다.

경북도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하는 우리의 모습이 교육입니다’라는 슬로건을 제정하고 유권자들의 관심을 호소하고 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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