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교육감, 예산 62억 모교에 지원

  • 입력 2009년 3월 14일 02시 58분


감사원 “기숙사 있는데도 신축비 12억 우선 교부”

이기용 충북도교육감이 2007∼2008년 정부의 특별교부금과 도 교육비 예산으로 모교인 청주고에 62억7100만 원을 지원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13일 감사원에 따르면 이 교육감은 2007년 5월 청주고에 이미 기숙사가 있는데도 기숙사 신축사업을 특별교부금 지원 우선순위 1번으로 처리하도록 지시해 청주고가 12억6000만 원을 교부받도록 했다.

감사원은 “당시 충북도교육청 관내에 기숙사가 없는 고등학교가 46개나 됐기 때문에 이 교육감의 이 같은 결정은 개인적 이해나 주관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이 교육감은 2007년 11월에는 교육감 선거에 입후보해 일시적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게 돼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환경 개선 시범사업’ 대상에 ‘청주고 본관 교사 리모델링 사업’을 올려 19억 원을 교부받을 수 있게 했다. 지난해 3월에는 청주고 교장의 부탁을 받고 이 리모델링 사업에 충북도 교육비 특별회계로 10억9700만 원을 추가 지원했다.

2007년 3월에도 충북도교육청은 이 교육감의 지시에 따라 청주고 강당을 개축해 강당과 급식소를 복합화하는 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20억1400만 원을 교육비 특별회계 예산에 반영했다.

이에 대해 충북도교육청은 “청주고 기숙사는 교실을 개조해 임시로 사용하던 것으로 신축이 필요해 지원했으며 특혜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교육감 선거 입후보 뒤의 시범사업 대상 신청 지시에 대해서도 “당시 이 교육감의 지시를 받지 않고 부교육감이 처리했다”고 밝혔다. 충북도교육청은 또 “리모델링 사업은 특별교부금만으로는 예산이 부족해 도 교육비에서 추가 지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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