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시간 수다만큼은 우리말이죠 ^^”

  • 입력 2009년 3월 6일 02시 59분


5일 오후 2시 서울 광진구 중곡동 대원외고 대강당에서 열린 대원국제중 입학식. 학생들이 자기 포부를 다지는 ‘사명서(Mission Statement)’를 건네자 학부모들이 자녀를 안아주고 있다. 이날 입학식에는 신입생과 학부모를 포함해 500여 명이 참석했다. 전영한 기자
5일 오후 2시 서울 광진구 중곡동 대원외고 대강당에서 열린 대원국제중 입학식. 학생들이 자기 포부를 다지는 ‘사명서(Mission Statement)’를 건네자 학부모들이 자녀를 안아주고 있다. 이날 입학식에는 신입생과 학부모를 포함해 500여 명이 참석했다. 전영한 기자
■ 국제중 수업 일주일… 신입생들에게 들어보니

英-數-科-국제이해 모두 영어로 배워

영어실력 부족 학생 방과후 집중수업

제2외국어도 원어민 교사가 가르쳐

올해부터 국제특성화중학교로 전환한 서울 대원국제중의 변화가 궁금해 찾아가 봤다. 입학식을 2시간 정도 앞둔 5일 낮 12시.

황영숙 씨(62·서울 송파구 장지동)는 손녀의 입학식을 보기 위해 점심도 거르고 입학식이 열리는 서울 광진구 중곡동 대원외고 6층 강당에 도착했다.

황 씨는 “마음이 너무 설레서 일찍 왔다”며 “손녀가 옛날로 치면 경기여중에 입학한 건데 왜 안 기쁘겠느냐”며 웃었다.

오후 1시 손녀 이진선 양(13)이 같은 반 친구들과 함께 강당에 올라왔다. 학부모들이 신입생 중에 섞여 있는 자녀를 발견하고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이날 참석한 신입생은 모두 157명. 입학식 모습은 다른 중학교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휴대용 게임기를 가져온 학생도 있고 서로 장난치는 학생도 있다.

그래도 올해 처음 문을 여는 국제중의 1회 입학생이라는 사실에 설레는 얼굴들이다.

유재원 양(13)은 “친구들이 서울 각지에서 왔는데도 금방 친해졌다”면서 “다른 학교 친구들한테 이런 얘기를 했더니 부러워했다”고 말했다.

입학식은 5일이지만 신입생들은 2일부터 학교에 나와 수업을 들었다. 대원국제중은 영어(주당 4시간), 수학(4시간), 과학(4시간), 국제이해교육(2시간) 등 네 과목을 영어로 가르친다.

영어 과목 중 영어회화 수업은 원어민 교사 혼자 가르치고 나머지 과목은 한국인 교사와 함께 한국어와 영어로 이중 언어 수업을 진행한다.

원어민 교사들 이력도 쟁쟁하다. 한 교사는 컬럼비아대를 졸업한 국제변호사 자격증 소지자이고, 다른 교사는 미국 공립 영재 학교 중 최고 수준인 토머스제퍼슨고교 출신이다. 고교 시절 수학 경시대회에서 주(州) 1등을 차지한 원어민 교사도 있다.

중국어, 스페인어, 일본어, 프랑스어 중 하나를 골라 듣는 제2외국어 수업도 원어민 교사가 기초부터 가르친다. 허규동 군(13)은 “기본적인 수업 내용은 거의 다 알아듣지만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전자사전을 꺼내 확인한다”면서 “선생님께 질문할 때는 우리말을 조금 섞어 써도 선생님이 이해해 주시기 때문에 크게 어려운 점은 없다”고 말했다.

배신우 양(13)은 “쉬는 시간에도 영어를 쓰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는데 우리말로 수다 떨기에도 시간이 모자란다”면서 웃었다.

영어 실력이 부족한 학생은 방과 후 프로그램인 영어집중반(EIL·English Intensive Learning)을 통해 의사소통 실력부터 기른다.

국제중은 일반 중학교에 비해 수업 과목수가 많아 수요일에는 오후 4시, 금요일에는 오후 5시에 정상수업이 끝난다. 다른 요일에는 오후 3시에 수업이 끝나는 대신 오후 8시 50분까지 방과 후 수업이 있다.

방과 후 수업은 장래 희망과 학업 수준에 따라 반을 나눠 맞춤형으로 진행된다.

김일형 교장은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원어민 수준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학생을 길러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정규 수업은 오전 8시 45분에 시작하지만 학생들은 8시까지 등교를 해야 한다. 아침 급식을 희망하는 학생은 학교에서 아침식사를 할 수 있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 사는 이지선 양은 “매일 아침 6시 50분에 집을 나선다”며 “셔틀버스를 타려면 20분을 걸어야 하기 때문에 지하철을 타고 다닌다”고 말했다.

대원국제중은 35인승과 25인승 통학 셔틀버스 6대를 운영하고 있다. 셔틀버스를 타려면 한 달에 15만 원을 내야 한다. 30% 정도의 학생은 지하철이나 시내버스로 통학한다.

강신일 교감은 “내년에 신입생이 더 들어오면 지역별 인원을 보고 노선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부모 이해용 씨(43)는 “분기당 180만 원이 드는 수업료가 부담스럽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사교육비가 들지 않도록 학교에서 책임지고 맡아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영훈국제중 신입생 162명은 이보다 앞서 2일 입학식을 치렀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동아일보 전영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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