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씨 “범행 책 써 아들에 인세 주고 싶다”

  • 입력 2009년 2월 4일 03시 01분


막내동생 “형 내성적… 소 훔치는 등 사고뭉치”

연쇄살인 피의자 강호순(39) 씨가 “내가 저지른 범행을 책으로 출판해 아이들이 인세라도 받도록 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 박학근 본부장은 3일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강 씨가 모든 범죄 사실을 자백한 뒤 두 아들에 대한 걱정을 하던 중 이같이 말했다”며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지만 자식에 대한 애정의 표현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 씨의 형은 “네가 죽인 사람은 어떻게 하라고 인세라니, 네 자식만 중요하냐”며 “그렇게 얘기하면 안 된다. 제발 그러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강 씨의 막내 동생은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형은 성격이 내성적이고 말수가 적었다”며 “가족은 (범행에 대해) 아무런 낌새를 채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형은 어릴 때부터 사고를 많이 쳤다”며 “군대에서 휴가 나왔다가 소 도둑질한 뒤에는 고향에서 가족 전체가 손가락질 당하게 돼 가족이 고생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형과 네 번째 부인에 대해 그는 “사랑했던 형수가 죽은 뒤 형은 정말 많이 힘들어했다”며 “이번 사건을 처음 접했을 때도 형수가 죽은 충격으로 그렇게 된 게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강 씨의 인세 발언과 관련해 경찰은 “지금까지 수령한 7억 원대의 보험금이 환수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 같다”고 밝혔다.

강 씨가 그동안 보험금을 허위로 타낸 의혹이 제기되고 보험사의 재조사 및 피해자 유족들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예상됨에 따라 강 씨의 재산 대부분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안산=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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