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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2월 2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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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부모들은 아이가 낯선 학교생활에 적응은 잘할지, 공부는 잘 따라갈지 걱정이 많다. 하지만 지난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이희주(사진·용인 대청초등학교) 양의 어머니 이수정 씨는 달랐다. 당초 이 씨가 가졌던 걱정은 곧 뿌듯함으로 바뀌었다.
이 양을 1년 동안 가르친 담임선생님도 이 양에 대해 “특별하다”고 할 정도다. 이 양의 특별함은 학습능력에 있었다. 이 양은 대부분의 또래 아이들과 달리 ‘스스로 공부를 계획하고 주도해 가는 능력’을 가졌던 것. 5세부터 공부한 학습지는 한 주도 밀리지 않고 매일 공부했고, 지난해부터는 아침마다 스스로 계획표를 세워 하루 동안 해야 할 일을 점검한다. 이 양의 발전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유아교육 첫 번째 기준,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 형성
어머니 이 씨는 외동딸인 이 양이 유아였을 때부터 스스로 공부하는 능력을 만들어주는 데 교육의 초점을 맞췄다. 어떤 것이 옳은 교육법인지 갈등과 고민을 많이 했다는 평범한 주부 이 씨는 ‘무슨 공부를 시키든 일단 부모 스스로가 흔들리지 않는 교육의 원칙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공부도 습관이기 때문에 어렸을 때 공부하던 습관이 중·고등학교로 이어진다고 생각해요.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어려서부터 혼자서 충분히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는 결론을 냈죠.”
이런 원칙 아래 이 씨는 학원 대신 집에서 공부할 수 있는 학습지를 선택했다. 5세부터 재능교육 학습지 중 국어와 수학, 한자 과목을 했고, 사고력을 키워주기 위해 6세부터 ‘생각하는 P!zzaa’를 시작했다. 학습지를 고를 때도 신중했다. 이 씨는 “수학의 경우 수 연산 영역뿐 아니라 도형 측정 확률 같은 수학의 모든 영역을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면서 “특히 사고력 전문 교재를 통해 교과목에서 다루지 않는 다양한 문제들을 풀면서 생각의 힘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유아 시기부터 매일 30분씩 공부한 습관의 효과는 컸다. 이 양은 4년 동안 학습지를 공부하면서 단 한 주도 밀린 적이 없다. 어머니가 외출했다가 돌아와도 계속 공부만 하고 있을 정도로 공부에 즐거움을 느낀다. 공부와 놀이를 따로 분리하지 않으면서 공부를 생활화하게 된 것이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는 공부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이 양이 매일 아침 일어나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하루의 계획을 세우는 것. 누가 시키지 않았음에도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수첩에 그날 해야 할 공부의 리스트를 적는다. ‘학습지→독서→영어학원→피아노→....’ 식으로 내용을 적고, 시간대별로 끝낸 공부는 ‘O’ 표시를 하며 지워나가는 것에 성취감과 재미를 느낀다. 계획표 작성은 하루 5분도 걸리지 않지만 그 효과는 컸다. 시간에 맞춰 계획적으로 공부하게 됐고, 공부를 다음 날로 미루거나 공부하기를 잊어버리는 경우도 없어졌다.
또 이 씨는 하루 1시간은 딸이 반드시 책을 읽도록 해 사고력을 키우게 했다. 초등학생 때 공부를 아무리 잘해도 책을 읽지 않는 아이는 결국 장기적인 공부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거실에서 TV를 치우고 대신 아이들 책장으로 채웠다. 이런 환경 덕분에 이 양은 요즘 아이들이 많이 시청하는 TV 만화도 거의 보지 않는다.
○긍정·도전적 성격 위해 성취감 꺾지 마세요
“이것도 배우고 싶어요. 너무 재밌어요. 할 수 있어요.” 이 양이 자주 하는 말이다. 어머니 이 씨는 “새로운 것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항상 도전하길 즐기는 딸의 성격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한다. 이런 성격은 학습에도 영향을 미친다. 어려운 문제를 포기하지 않고 반드시 답을 생각해낼 뿐 아니라, 퍼즐을 갖고 놀 때도 항상 먼저 시도하길 원한다. 새로운 분야에 호기심을 갖고 끊임없이 배우길 원하니 발전도 뒤따랐다.
이런 긍정적이고 도전적인 성격은 어떻게 형성될 수 있을까? 이 씨는 딸에게 공부를 가르쳐줄 때 용기와 성취감을 꺾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학습지를 채점할 때는 틀린 문제에도 ‘×’ 표시를 하지 않고 맞은 문제에만 크게 동그라미 표시를 했다. 틀린 문제는 다시 한번 풀게 한 뒤 맞으면 비로소 동그라미 표시를 해줘 공부에 자신감과 재미를 느끼도록 했다.
인성을 바르게 발달시키는 것도 중요시했다. 이 씨는 언어교육부터 시작했다. 이 양은 부모를 항상 “어머니” “아버지”라고 부른다. 호칭을 높이니 자연스럽게 대화도 존댓말을 쓰게 됐고, 부모나 선생님 같은 어른을 공경하는 태도도 갖게 됐다. 바른 언어습관은 생각이나 성격에도 그대로 반영될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예체능 교육을 통해 창의력과 감성을 키워주고 공부로 받을 수 있는 스트레스를 풀도록 유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양은 6세부터 피아노와 바이올린, 검도를 배워왔다. 피아노를 전공한 어머니는 딸과 함께 집에서 연습하고 연주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 양이 악기를 배우는 데 지루함을 느낄까 봐 내년에는 지역단위 주니어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도록 할 계획도 있다.
“유아 때 어떤 교육을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성격과 인성은 물론 공부습관도 이 시기에 형성됩니다. 주위를 보면 ‘지금은 공부를 못해도 철들면 공부할 것’이라는 부모들도 있어요. 하지만 그때는 훨씬 많은 노력이 필요하죠. 유아 때부터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을 키워 성인이 될 때까지 쉽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