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미군기지이전 사업단 고위간부 돌연 사퇴

  • 입력 2009년 1월 16일 02시 58분


서울 용산미군기지와 경기 북부 미 2사단의 평택지역 이전사업을 전담하는 국방부 주한미군기지 이전사업단의 고위간부가 돌연 사퇴해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박병희(예비역 소장) 이전사업단 자문위원이 14일 이상희 국방부 장관에게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으며 이 장관은 사표를 수리했다.

육사 31기인 박 소장은 공병 출신으로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이전사업단장을 맡아 용산기지와 미2사단의 평택이전사업을 총괄 지휘해왔으며 지난해 말 전역한 뒤 자문위원으로 활동해왔다.

그동안 이전사업단장에는 박 위원을 비롯한 현역 장성들이 임명됐지만 국방부는 올해초 단장 직위를 개방형 고위공무원으로 전환시켜 예비역 등 민간 출신을 임명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박 위원이 단장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이전사업단을 사실상 총괄 지휘해왔고, 국방부도 박 위원을 단장에 재임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고 말했다.

군 고위소식통은 박 소장의 사퇴 배경에 대해 “박 위원이 지난해 초 단장 취임 전 국방부 시설본부장 재임 당시 모 건설업체 관계자들과 골프를 친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군 수뇌부에 최근 보고됐다”며 “박 위원이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박 위원은 골프를 친 것은 인정했으나 업체 관계자들에게서 어떤 청탁이나 민원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소식통은 “이 장관 등 군 수뇌부는 미군기지 이전사업단장의 최적임자로 기용하려던 박 위원이 갑자기 낙마한 데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마땅한 후임자를 물색하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미 양국이 이달 안으로 용산기지와 미2사단의 구체적인 이전 시기 및 비용 문제에 대한 최종 합의를 도출하기로 한 가운데 한국 측의 고위 핵심간부가 물러나면서 대미 협의와 전체 사업 일정에 미칠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한편 그동안 군 안팎에선 10조 원대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대형 국책사업의 책임자가 자주 교체되면서 미군기지 이전사업이 더디게 추진되는 등 많은 차질이 빚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실제로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 7월 미군기지 이전사업단 창설 이후 2년 반 동안 이전사업단장은 박 소장까지 4명이나 바뀌었다. 평균 재임 기간도 약 6개월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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