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직 안 돼 교도소 가려고 택시강도 짓

  • 입력 2009년 1월 8일 17시 15분


2007년 군 복무를 마친 A(24) 씨는 변변한 직장 없이 선배와 친구 집을 전전하며 생활했다.

여러 번 취직을 했지만 심한 수전증으로 일을 하기 힘들었다. 회사에서 쫓겨나는 생활이 반복됐다. 돈이 없어 굶기도 했다.

먹고 살기 힘들어 일부러 교도소에 가는 사람들의 심정이 이해가 됐다. A 씨도 그렇게 하기로 마음먹었다. 강도행각을 결심한 뒤 부모님 앞으로 "미안합니다. 다음 세상에서는 잘 살겠습니다"라는 편지까지 썼다.

6일 오후 8시20분경 A 씨는 경남 진주시 판문동 식당 앞길에서 택시를 탄 뒤 기사 B(52) 씨에게 문구용 칼을 보여줬다.

"TV에서 이런 모습 보셨죠? 이렇게 하면 제가 나쁜 짓을 하겠다는 겁니다." 어수룩한 모습이었지만 B 씨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반대편 차량에 도움을 구했다.

겁이 난 A 씨는 달아난 뒤 인근 진주경찰서 진양호지구대로 향했다. "제가 택시 강도짓을 했습니다. 양심의 가책을 느껴 자수합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A 씨는 "열심히 살려고 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아 차라리 교도소가 나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진주경찰서는 8일 A 씨에 대해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진주=윤희각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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