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상위권 잡기 ‘무한 유혹’?

  • 입력 2008년 12월 26일 02시 57분


고려-연세대 재정 어려운 상황서 장학금 경쟁

서울대 수능 고득점자 우대로 촉발… 광고전 확대

입시철을 맞아 우수 학생 유치를 위한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간의 경쟁이 뜨겁다. 이 과정에서 고려대와 연세대 사이에선 파격적인 장학금 제도와 이를 알리는 광고 홍보전도 치열하다.

이달 15일 고려대와 연세대는 “경영대의 정시모집 수능우선선발전형 합격자 전원에게 4년간 전액 장학금을 주겠다”는 파격적인 장학금 정책을 동시에 내놓았다. 고려대는 공대 신입생에게도 같은 조건의 혜택을 주기로 했다.

등록금 동결 선언으로 대학 재정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이 같은 장학금 제도에 대해 대학가에선 의외의 조치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장학금 경쟁은 서울대의 입시정책 변화가 큰 자극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는 지난달 2010학년도 입시안을 발표하면서 그동안 자격고사로 유지해 온 수능을 2단계 전형에도 반영키로 했다. 서울대 당락에 미치는 수능의 영향력이 커진 셈.

이에 따라 수능 점수는 월등하지만 내신이 불리해 서울대를 포기했던 특목고 출신 학생들의 서울대행이 예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서울대 안팎에선 서울대 입시에 있어 내신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어서 수능 고득점자를 고려대 연세대에 많이 빼앗겼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고려대가 수능 고득점자를 서울대에 빼앗기지 않으려는 포석으로 이 같은 장학금 정책을 내놓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고려대 한재민 기획예산처장은 “어려운 경제사정에 대한 학교 측의 배려임과 동시에 (수능자격고사 포기 등) 서울대의 입시정책 변화를 감안한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분위기는 광고 신경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 촉발은 고려대 경영대가 각 주요 일간지에 ‘당연히 고대 경영이 서울대보다 좋아요’라는 자극적인 문구의 광고를 실으면서부터.

연세대도 ‘연세경영 NO.1’이라는 문구와 함께 △장학금 혜택 △공인회계사 배출 수 1위 △교환학생 1위 등의 통계를 담은 광고를 일간지에 실었다.

일각에선 로스쿨 설치에 따른 법대 폐지로 입시에서 경영대의 위상이 더 높아지면서 경영대에 대한 장학금 혜택과 광고 경쟁이 치열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