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으로 행복을 얻는 사람들

  • 입력 2008년 12월 9일 03시 00분


소액 개인기부 불황 속 오히려 증가

아이의 돌잔치 비용을 아껴 자선단체에 기부한 30대 아빠, 송년회 비용을 줄여 어려운 사람을 위해 내놓은 직장인들, 경제가 더 어려워지면 기부액을 더 늘리겠다는 미술학원 원장 선생님, 얼마 되지 않은 생활비를 떼어 네팔의 가난한 어린이를 돕는 장애인….

불황의 한파가 휘몰아치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온정의 손길을 내미는 평범한 소액 기부자가 늘고 있다. 이번 겨울 후원금을 걱정했던 사회복지단체들이 놀랄 정도다.

자선단체 굿네이버스는 모금액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지난해 88%에서 올해는 93%까지 늘었다. 후원금을 늘린 개인회원도 많아 이들의 평균 기부금이 1만5000원에서 2만3000원으로 올라갔다.

모금단체들도 “지난해 倍 넘어” 놀라

1일부터 시작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희망 2009 나눔 캠페인’에도 일반 시민들의 참여가 잇따르고 있다. 8일까지의 모금액은 301억9600만 원. 지난해 같은 기간 모금액 148억4500만 원을 배 이상 넘어섰다.

소액 기부는 국경을 넘어 해외에도 사랑을 전파하고 있다. 전 세계 개발도상국의 빈곤 아동을 돕고 있는 유니세프한국위원회의 경우 지난해 172억 원의 후원금을 모았지만 올해엔 11월까지 이미 198억 원을 모금했다. 개인 기부자도 지난해 10만여 명에서 올해 11만1488명으로 10% 이상 늘었다.

어려울수록 더 빛나는 보통사람들의 소액 기부, 그 성숙한 기부문화가 2008년 겨울을 따뜻하게 해주고 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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