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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2월 4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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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기획 전문가들의 ‘연말 선물 노하우’
주위에 아는 사람이 많은 일명 ‘마당발’, 어느 모임에나 한두 명쯤은 꼭 있다. 억대 연봉 세일즈맨의 ‘전략형 마당발’부터 세심한 배려로 감동 바이러스를 유포하는 ‘천사형’까지 유형도 다양하다.
연말은 한 해를 정리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때. 마당발들은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시기다.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유통 패션 웨딩업계에서 소문난 마당발들의 ‘선물의 기술’을 들어봤다.
○ 새로운 출발을 앞둔 이들에게
롯데백화점 잡화 담당 최희우 상품기획자(MD)는 힘든 취업의 관문을 뚫고 당당히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대학 후배에게 명함지갑을 선물할 계획이다. 최 MD 본인도 입사 초기 자신의 이름을 새긴 번듯한 명함을 담을 명함지갑이 가장 유용한 선물 가운데 하나였다고 말한다.
여성에게는 블랙이나 브라운처럼 평범한 색상보다는 에나멜 재질에 레드 또는 핫핑크 색상이 입혀진 제품이 좋다. 선물과 함께 따뜻한 커피 한잔을 모바일 기프티콘으로 보내는 센스도 잊지 말라고 충고했다.
한화63시티 신지원 웨딩지배인은 예비 신랑 신부들에게 꽃바구니와 테디베어를 추천했다. 하지만 이 선물은 신랑 신부가 아닌 부모님을 위한 것이다. 신 지배인은 “최근 한 연예인 커플의 결혼식 중 행진에 앞서 양가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는 자리에서 신랑이 미리 준비한 꽃바구니를 신부 어머니께 드린 것이 화제가 됐다”고 말했다.
결혼식 중간에 신랑 신부가 서로 태어날 당시 크기의 테디베어를 양가에 드리는 것도 요즘 신세대식 결혼법이라고 전했다.
현대아이파크몰의 디스플레이를 담당하는 염태연 디자이너는 요즘 한창 열애 중이다. 사내(社內)에서도 선물 컨설턴트로 맹활약 중인 그가 남자친구를 위해 준비한 크리스마스 선물은 바로 전자기타(35만∼45만 원)다. 염 디자이너는 “남자친구가 바쁜 직장생활로 잊고 있었던 밴드의 꿈과 일탈을 잠시나마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전자기타는 방 한쪽에 세워두기만 해도 인테리어 소품으로 제격이라고 덧붙였다.
갤러리아백화점의 와인매장 에노테카를 맡고 있는 이재운 소믈리에는 연인으로 한 발짝 다가서려는 커플들에게 호주산 와인인 ‘래핑 맥파이’(6만5000원)를 추천했다. 이 소믈리에는 “짙은 루비색에 블랙베리와 블루베리의 맛과 백합 향이 매혹적인, 프러포즈에 제격인 와인”이라고 말했다. 또 ‘웃는 까치’라는 와인의 이름처럼 요즘처럼 힘든 때 웃으면서 새해를 맞자는 의미로 선물하기에도 좋다고 조언했다.
○ 스노 글로브, 캔들 홀더로 크리스마스 분위기 물씬
편집매장 ‘10 꼬르소 꼬모 서울’의 송애다 MD가 강추하는 연말 선물은 캔들 홀더. 연말 모임 때 초를 켜 분위기를 살릴 수 있을 뿐 아니라 평상시에도 인테리어 소품으로 쓸 수 있다.
‘10 꼬르소 꼬모 서울’에서는 유럽 지역의 디자이너들이 한정 수량으로 제작한 캔들 홀더를 20만∼70만 원에 구입할 수 있다. 덴마크의 건축가 커드 홀셔 씨가 디자인한 캔들 홀더는 촛대를 추가로 덧붙여 조립할 수 있는 건축가 특유의 발상이 돋보이는 제품이다.
신세계백화점 인테리어소품 편집매장인 피숀 담당 한지형 MD는 스노 글로브를 꼽았다. 유리 속에 산타, 트리 등 조형물을 넣어 흔들면 마치 눈이 오는 듯 눈보라를 일으켜 잠시나마 일상을 잊을 수 있게 해준다고 한다. 책상이나 테이블 위에 놓기에도 부담 없는 크기라 선물로 유용한 아이템이라고 추천했다. 가격은 4만∼18만 원대.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