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백화점 안 부러운 명품의류 대여점

  • 입력 2008년 8월 22일 03시 00분


파티…면접… 5만원이면 화려한 변신

《2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명품 의류 대여점. 샤넬, 펜디, 돌체&가바나 등 유명 외국 브랜드 옷들이 사방에 빽빽하게 진열돼 있었다. 깔끔한 내부 인테리어는 백화점 명품 매장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주말 파티에 입고 갈 옷을 고르러 왔다는 직장인 김미란(29·여·서울 강남구 대치동) 씨는 “백화점에서 옷을 사려면 너무 비싸 엄두가 나지 않지만 이곳에 오면 필요할 때마다 저렴하게 옷을 빌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어떤 옷이 좋을지 직원과 한참 상담한 뒤 화려한 느낌의 드레스를 골랐다. 》

최근 들어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여성들을 위한 명품 의류 대여점이 늘고 있다. 역삼동과 논현동에 이 같은 가게가 밀집해 있다. 5년 전 다섯 곳도 되지 않았던 명품 의류 대여점은 지금 20여 곳이 성업 중이다.

○ 직장인은 물론 대학생 고객도 늘어

명품 대여점을 드나드는 계층도 다양해졌다. 파티 문화가 확산되면서 파티에 입고 갈 곳을 고르는 직장인이 많고, 졸업 사진을 찍기 위해 옷을 빌리는 대학생도 있다. 아나운서 지망생이나 연예인 지망생도 주 고객이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체인지 레이디’의 방윤정(32) 대표는 “요즘은 소개팅이나 미팅을 위해 옷을 빌리는 사람도 꽤 있다”고 말했다. 개업한 지 1년쯤 된 이 매장은 첫 6개월 매출에 비해 최근 6개월 매출이 3배가량 늘었다.

손님들은 대개 주변의 소개나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지만 인터넷을 통해서도 정보를 얻는다. 몇몇 매장은 온라인으로 대여를 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의류 대여점은 회원제로 운영된다. 회원으로 가입하면 처음에 10만 원 안팎의 회원비를 내고 3만∼4만 원에 상하의 한 벌을 빌릴 수 있다. 비회원은 보증금을 내고 5만∼6만 원을 내면 된다.

매장 직원들은 옷을 고르는 데 자신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신체 조건을 고려해 적합한 옷을 골라주고 입는 방법도 알려준다.

○ 특성화 추구하는 매장도 많아

손님이 늘고 그만큼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특성화를 통해 인기를 얻고 있는 매장도 있다.

역삼동에 있는 ‘포르투나’는 유명 명품 브랜드뿐 아니라 스텔라 매카트니, 프랭키 모렐로 등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외국 브랜드 제품을 대여한다.

‘체인지 레이디’는 국내 유명 디자이너와 제휴를 맺고 이들이 만든 정장을 주로 대여하고 있다. 파티, 행사용 의류뿐만 아니라 평상시에 입는 옷도 빌려준다.

명품 의류 대여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의류 대여 문화가 형성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방 대표는 “한복을 빌리는 것은 이미 대중적”이라며 “이처럼 의류 대여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김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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