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의 모든 것’ 심층 리포트 나왔다

  • 입력 2008년 6월 20일 20시 37분


천연기념물 336호인 독도는 지리적으로뿐만 아니라 생태와 자연자원의 보고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 것으로 조사됐다.

독도를 다각적으로 살펴보기 위한 '독도·울릉도 종합학술심포지엄'(자연보호중앙연맹 주최, 동아꿈나무재단 환경부 경북도 부산실업㈜ 공동후원)이 2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호암교수회관 수련홀에서 열렸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조류 곤충 식물 해조류 토양 대기 인류문화 등을 전공하고 있는 각계 전문가들은 2004년부터 4년간 진행한 독도·울릉도 자연실태 종합학술조사를 통해 얻은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단장인 이수광 자연보호중앙연맹 총재는 "1981년 정부 주도로 독도의 자연실태에 대한 조사가 처음 이뤄진 이래 개별적인 연구는 있었지만 종합적인 접근은 부족했다"며 "이번 결과는 앞으로 독도의 변화상을 파악할 때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계통지리학상 '독도는 우리땅'

독도는 한국 동해안과 일본 서해안의 중간에 있다. 한국 동해안을 따라 흐르는 동한난류와 일본 서해안을 따라 흐르는 대마난류의 영향권에 모두 들어 있는 계통지리학상으로 매우 흥미로운 지역이다.

강릉대 생물학과 김형섭 교수팀은 독도 해조류의 기원지를 알기 위해 2005년과 2007년 두 차례 독도에서 해조류 3종을 채집해 DNA 염기서열을 분석했다.

바다 식물인 해조류는 기원지로부터 포자(홀씨)나 엽체(홀씨가 싹 튼 생명체)가 해류를 따라 흘러 곳곳에 터전을 잡는다. 이 때문에 독도 해조류의 기원지를 알면 독도가 어떤 해류의 영향을 받는지 알 수 있다.

이번에 채집한 홍조류 왜비단잘록이와 개지누아리, 갈조류 참가죽그물바탕말이는 한국과 일본 연안에 모두 서식한다. 하지만 유전자형은 한국형과 일본형이 다르다.

분석 결과 이들 바다 식물들은 한국 동, 서, 남해안에 서식하는 개체의 유전자형과 일치하거나 이로부터 분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서, 남해안이나 오키섬(독도에서 157.5㎞ 떨어짐) 유형과는 달랐다.

김 교수는 "독도 해조류는 동한난류를 따라 마지막 빙하기(약 1만5000년~1만8000년 전) 이후 들어온 한국형"이라며 "독도가 계통지리학상 '우리 땅'임을 입증한 결과"라고 말했다.

●외로운 섬 하나, 새들의 고향

독도를 찾는 이들이 가장 먼저 마주치는 것은 철옹성처럼 우뚝 솟은 봉우리를 하얗게 뒤덮은 괭이갈매기다.

이화여대 환경학과 이상돈 교수팀은 2005년과 2006년 두 차례에 걸쳐 현지를 답사하고 1978년 이후 발간된 문헌을 정리해 독도에서 모두 107종의 조류가 관찰됐다고 밝혔다.

크기가 작고, 육지로부터 상당히 떨어져 있어 생물이 살기 어려운 환경인데 비하면 다양한 종이 독도를 이용하고 있다.

천연기념물 323호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1급인 매와 멸종위기종 2급인 고니, 올빼미, 솔개, 흑두루미 등 9종도 포함돼 있다. 천연기념물 215호인 흑비둘기도 발견됐다.

독도는 '새들의 고향'이라는 별칭답게 괭이갈매기를 비롯해 바다제비와 슴새의 집단 서식지로 생태적 가치가 높다.

또 동해의 외딴 섬이라는 지리적 특수성 때문에 황로, 노랑발도요 딱새 등 철새들의 쉼터가 되고 있다.

이 교수는 "독도가 새들 간의 정보중심지로서 동해의 생태보고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를 모니터할 수 있도록 철새연구센터를 설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홍수영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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