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비폭력으로 돌아가자”

“쇠파이프 내려놓아야” 과격시위 비판 잇달아

오늘 서울광장서 보수-진보 집회… 충돌 우려

경찰 ‘쇠파이프’ 3명 영장… 오늘 갑호 비상령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10일 촛불집회를 앞두고 비폭력을 강조하는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쇠파이프와 각목까지 등장해 경찰과 시위대가 수십 명씩 부상하는 폭력사태를 비판하고 이를 자정하자는 여론이 거세다. 폭력적인 촛불집회를 자제하자는 취지로 2일 개설된 ‘과격 불법 폭력시위 반대 시민연대’(nodemo.wo.to)에는 1만1500여 명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시민연대 측은 “촛불시위든 촛불문화제든 불법 과격 폭력시위에 반대한다는 취지로 모였다. 나쁘게 과열된 시위와 (폭력시위를) 주동 선동하는 불법 단체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포털 사이트인 다음 ‘아고라’에도 ‘촛불집회, 비폭력으로 돌아갑시다’라는 청원이 8일부터 메인 화면에 올라 이틀간 3800여 명이 서명했다.

‘이명박 탄핵 투쟁연대’ 카페와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국민대책회의)’도 평화시위를 촉구하는 호소문을 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9일 평화적인 집회를 촉구하는 긴급 호소문을 냈다.

그러나 국민대책회의와 보수단체들은 10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각기 행사를 열기로 해 충돌의 불씨는 남아 있다.

국민대책회의는 ‘6월 민주항쟁’ 21주년 기념일을 맞아 10일 서울광장 등 전국에서 동시 다발로 대규모 촛불집회를 열 계획이다.

▲ 영상취재: 정영준 동아닷컴 기자

경찰은 이들이 오후 7시부터 2시간여 동안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연 뒤 가두행진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대책회의는 전국에서 최대 100만 명이 참가할 것이라고 주장한 반면 경찰은 참가 규모를 15만 명 정도로 추산한다.

이에 맞서 보수 시민단체인 뉴라이트전국연합과 국민행동본부도 10일 오후 3시부터 서울광장에서 최대 3만 명이 참가하는 ‘법 질서 수호·FTA 비준 촉구 국민대회(국민대회)’를 열 계획이다. 국민대회는 오후 6시에 끝날 예정이지만 상당수의 참석자가 곧바로 이어질 목회자 중심의 ‘철야 구국 기도회’에도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경찰은 ‘72시간 릴레이 촛불집회’에서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이모(46) 씨 등 3명에 대해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6·10 100만 촛불대행진’에 대비해 10일 오전 9시 전국에 갑호비상을 발령하기로 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