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금토 72시간 연속 철야집회”

  • 입력 2008년 6월 3일 20시 39분


3일 오후 시청앞을 출발한 촛불시위대가 서대문 경찰청 앞에서 항의 집회후 세종로 사거리로 모여들고 있다. 원대연 기자
3일 오후 시청앞을 출발한 촛불시위대가 서대문 경찰청 앞에서 항의 집회후 세종로 사거리로 모여들고 있다. 원대연 기자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국민대책회의)'는 3일 촛불집회를 마친 뒤 경찰청으로 몰려가 규탄대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 1만여 명(경찰 추산)은 이날 오후 7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모였다가 오후 8시 40분경부터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까지 가두행진을 했다.

시위대는 경찰청 앞에서 "폭력진압 지시한 어청수 청장 물러가라"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경찰청에서 종로까지 행진한 뒤 광화문 사거리로 돌아오는 2시간여 동안 경찰과 별다른 충돌 없이 시위를 하다 오후 11시 20분경부터 서울광장으로 옮겼다.

집회에는 '촛불 배후설'을 의식해 노출을 자제했던 민주노총 산하단체 회원 400여명이 조직적으로 참여했다.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회원 100여 명도 참여했다.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의 수출 중단을 요구했다"는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발표에 대해 국민대책회의는 "검역주권과 국민건강권 회복의 문제를 오직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에 한정된 것인 양 의도적으로 축소 왜곡하려는 의도가 있다. 협상 결과를 전면 무효 선언하고 즉각 재협상에 착수하라"고 밝혔다.

국민대책회의는 5일부터 7일까지를 '국민집중행동의 날'로 정하고 수십만 명이 참가하는 72시간 철야집회를 연속해 열겠다고 밝혔다.

또 '6월 항쟁' 기념일인 10일에는 100만 명이 참석하는 전국적 규모의 촛불시위도 계획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경찰의 시위대 강경진압 논란이 일고 있어 대규모 시위 과정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다시 충돌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어청수 경찰청장은 이날 전·의경을 상대로 인권안전교육을 강화하되 청와대 진출 시도 같은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경찰은 또 1일 저녁부터 2일 오전 사이에 촛불시위 도중 연행된 시위대 77명을 전원 석방하기로 결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한편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다친 윤모(35) 씨 등 피해자 12명과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 등 고발인 9명의 명의로 어 청장 등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 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민대책회의가 밝힌 고소 고발 대상에는 어 청장과 한진희 서울지방경찰청장, 신두호 서울기동단장 등 경찰 고위 관계자들이 포함됐다.

또 국민대책회의는 이름을 밝히지 않았지만 시위 현장의 경찰기동대 지휘 책임자와 시민을 폭행한 경찰기동중대의 중대장과 전·의경 등도 고소 고발 대상에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1일 새벽 촛불시위에 참가했다가 전경의 군홧발에 머리를 밟히는 동영상 속 피해자인 서울대 음대생 이나래(22·여) 씨는 고소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세형기자 turtle@donga.com

전성철기자 daw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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