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자율’ 방침에 이색전형 속속 등장

  • 입력 2008년 3월 8일 02시 52분


패자 부활전 들뜨기 쉬운 高1내신은 제외

영어 에세이 외국어+글쓰기 복합 평가

일취월장형 中→ 高성적 향상정도 반영

교육과학기술부가 2009학년도부터 대학입시를 대학별로 자율적으로 실시하도록 하겠다고 밝히면서 대학별로 눈길을 끄는 이색 전형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부분의 대학이 수시모집에 논술 우수자와 학생부 우수자 전형을 도입해 논술 성적만으로 뽑거나 학생부만으로 뽑는 전형을 신설·확대했고, 리더십과 외국어 글쓰기 능력 등 수험생의 다양한 능력을 고려해 뽑는 전형도 늘어났다.

건국대는 1학기 수시모집에서 중고교 학교생활기록부를 모두 반영해 수험생을 평가하기로 했다. 또 2학기 수시모집에선 고교 2, 3학년 학생부 성적만 반영할 계획이다. 모든 입시전형에서 금연서약을 한 수험생을 동점자 중 최우선순위로 선발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건국대 문흥안 입학처장은 “중학교 학생부는 점수로 산출해 반영하지 않고 고교 내신과 비교해 고교 때 얼마나 큰 발전을 이뤘는지를 평가할 계획”이라며 “고교 1학년 때 내신이 좋지 않았더라도 2, 3학년 때 노력하면 대학에 갈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외국어대는 영어우수자전형 및 외국어우수자Ⅰ·Ⅱ 전형에서 외국어에세이를 50∼80% 반영할 방침이다. 지난해까지는 논술 가이드라인에서 영어논술을 금지했지만 올해는 해당 외국어 실력을 평가한다는 계획이다.

한양대는 80명을 모집하는 한양글로벌금융인 전형을 신설해 경제 및 금융전문가를 양성할 계획이다. 이들은 경제금융대학과 경영대학에서 기업금융과 재무관리 등 맞춤형 커리큘럼을 이수하고 일정 수준의 장학금도 지급받게 된다.

성균관대는 어학능력 우수자와 외국어고·국제고 출신자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리더전형을 확대하고 자연계 모집단위를 신설하기로 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대학들 입학사정관제 도입 확산

“잠재력을 보여줘”

각 대학이 최근 발표한 2009학년도 대학 입시 전형에서 주요 대학들이 입학사정관제를 통한 다양한 전형을 도입하고 있다.

입학사정관(admissions officer)은 고교 성적 등 계량화된 지표 이외에 잠재력이나 소질, 학업계획 등 정형화되지 않은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학생을 선발하는 전문가를 말한다.

▽입학사정관제 확산=서울대는 지난해 농어촌 전형과 특수교육대상자 특별전형에서 입학사정관제를 시범실시한 데 이어 올해는 기회균형선발제와 외국인 특별전형에도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해 석사학위 이상의 전문위원 9명을 뽑았다.

고려대도 올해 수시모집에 신설되는 학생부 우선전형을 비롯해 3개 전형에서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인성, 잠재력, 지도력 등을 평가한다.

한양대는 수시 2-1 모집에 아예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신설해 20명을 선발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내신에 지원 자격기준이 없다.

이 밖에 △경희대의 네오르네상스 전형 △성균관대의 학생회장 출신 대상 리더십 전형 △인하대의 대안학교와 홈스쿨링 학생 대상전형 등도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학생을 선발할 계획이다.

▽걸림돌과 과제=교육과학기술부는 올해 입학사정관 인건비와 입학사정관제도 연구비 등의 명목으로 40개 시범대학에 연간 2억∼3억 원씩 198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그러나 입학사정관을 채용하려 해도 고교와 대학 교육에 정통한 전문가가 거의 없어 고민이다.

대학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비용보다도 선발의 공정성에 대한 소송이 걸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 한 사립대 입학처장은 “공정성 시비 때문에 점수 위주로 선발하면서 자율성을 발휘할 여지가 없었다”며 “대학이 자율적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을 인정해야 입학사정관제와 대학자율화가 정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2009학년도 입학사정관제 도입 확정 대학
대학입학사정관제 실시 형태
건국대입학사정관제 전형으로 90명 선발
경희대네오르네상스 전형으로 20명 이내 선발
고려대학생부 우선전형, 소외계층 전형 등에 적용
서울대기회균형선발, 외국인학생 특별전형, 농어촌학생 특별전형 등에 확대 실시
성균관대리더십 전형으로 50명 이내 선발
숙명여대S리더십 자기추천 전형으로 35명 이내 선발
인하대대안학교 및 홈스쿨링 전형으로 20명 이내 선발
중앙대다빈치형인재 전형으로 30명 이내 선발
한양대입학사정관제 전형으로 20명 이내 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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