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 접견록’ 1000여쪽 분량…檢, 송환직전 면회자 집중분석

  • 입력 2008년 2월 28일 02시 55분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 김경준(42·구속 기소) 씨의 기획 입국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최재경)는 1000여 쪽 분량의 미국 로스앤젤레스 연방 교도소 접견 기록을 미국 측으로부터 입수해 분석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본보 27일자 A1·12면 참조 ▶ 법무부, 김경준 LA교도소 접견록 美서 입수 분석중
▶ 검찰 ‘김경준 LA교도소 접견록’ 확보 ‘국정원 개입說’ 진위 밝혀질까

검찰이 확보한 자료는 김 씨가 2004년 5월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스 자택에서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돼 로스앤젤레스 연방교도소에 수감된 뒤부터 지난해 11월 국내로 송환되기 직전까지의 모든 접견 기록이다.

서울중앙지검 김홍일 3차장은 이날 “기록이 3년 6개월 치에 달하는 데다 수기(手記)로 작성돼 있어 분석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 씨의 이면계약서 위조 경위나 공범 유무 여부, 기획입국 의혹 등과 관련한 수사에 (접견 기록을) 참고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접견 기록에는 약 3년 6개월 동안 김 씨를 면회한 사람의 명단 등이 적혀 있다. 그러나 김 씨가 면회자와 나눈 대화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접견 기록에 적힌 면회자의 명단을 추려낸 뒤 김 씨가 지난해 10월 인신보호청원 항소심을 갑자기 취하할 때와 같은 해 11월 국내 송환 직전 누구를 집중적으로 만났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접견기록에 대한 분석이 끝나는 대로 검찰은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 씨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김 씨가 소환 조사에 응하지 않을 경우 김 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 조사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정호영 특별검사팀에서 수사기록을 넘겨받은 검찰은 조만간 김 씨에 대해 추가 기소할지 결정하기로 했다.

또한 검찰은 김 씨의 누나 에리카 김 씨와 아내 이보라 씨 등에 대한 범죄인 인도 청구 절차에 착수했다.

한나라, 訪美조사 취소

한편 한나라당은 김 씨의 입국 배후를 조사하기 위해 미국에 진상조사단을 파견하기로 한 계획을 취소했다.

박계동 한나라당 공작정치저지 범국민투쟁위원장은 이날 “미국으로부터 접견 기록 등이 이미 와있는 데다 진상조사 자체가 한미 간 사법 마찰을 불러올 개연성도 있어 진상조사단이 갈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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