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완벽한 중국어, 원어민 선생님께 집에서 배워요

《초등학교 4학년과 2학년 두 딸을 둔 김만원(38·경기 성남시 분당구) 씨는 요즘 아이들과 중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 2년째 중국어 학원에 다니고 있는 김 씨는 집에서 중국 드라마나 영화를 자주 틀어놓았다. 딸들이 간단한 대사를 곧잘 따라 하는 것을 보고 아이들에게 중국어 방문학습을 시켰다. 그는 “아이들의 언어습득 속도가 빨라 간단한 대화는 나보다 훨씬 빨리 배우고 있다”면서 “일주일에 한 번 방문학습을 하니까 아이들도 부담 없이 재미있게 배우는 편”이라고 말했다.》

■ 초등생 우리 아이 중국어 공부 어떻게 할까

○ 초등생도 쉽게 배우는 중국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중국어 교육이 인기를 끌고 있다. 글로벌 인재상이 강조되면서 영어 이외의 외국어로 중국어를 배우게 하는 가정이 늘고 있는 것.

중국어 공부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방법은 방문학습이다. 원어민 또는 원어민 실력을 갖춘 교사들이 직접 집으로 방문해 학습지를 가지고 중국어를 가르쳐 준다.

교육 방식이나 교사 구성, 회비 등은 업체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조선족 등 원어민 교사가 방문해 가르치는 차이홍중국어는 일주일 1회 수업을 기준으로 한 달에 7만5000원이다. 빠른 진도를 원하면 수업 횟수를 늘릴 수 있고, 2명 이상이 그룹 수업을 원하면 회비가 할인된다.

재능중국어는 2∼7세, 8∼13세, 14∼18세 등으로 구분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적용하고 있다. 구몬중국어는 어린아이부터 성인까지 수강자의 수준에 맞춰 방문 교사가 일주일에 한 차례 15분 정도 가르친다. 수강료는 재능과 구몬 모두 월 3만5000원.

최근에는 성인 대상 중국어 학원들도 초중생등 반을 따로 개설하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초등학교 방과후수업에도 중국어를 가르치는 학교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 쓰기보다 정확한 발음이 우선

중국어의 발음은 성조와 권설음(혀끝을 윗잇몸 또는 경구개 쪽으로 말아 올리면서 내는 소리) 등 우리말에는 생소한 것들이 있다.

중국어 조기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발음을 익히는 것이다. 따라서 처음 중국어를 접할 때 반드시 표준 중국어를 구사하는 교사를 통해 정확한 발음을 익혀야 한다.

표준 중국어는 영어 알파벳으로 만들어진 발음기호(한자병음)가 있기 때문에 알파벳을 아는 어린이라면 나중에 정확한 발음을 연습할 수 있다.

대교 교육연구소 오태호 수석연구원은 “중국어 학습에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함과 성실함”이라며 “하루에 10분이라도 매일 거르지 않고 발음 연습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중국어를 친구처럼

교재를 선택할 때는 언어 기능과 규칙적인 어법, 언어에 녹아 있는 문화 요소 등 세 가지 요소가 적절하게 담겨 있는 것을 골라야 한다.

중국어는 초반 발음과 성조를 익히는 과정이 어렵기 때문에 흥미를 잃지 않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아이들은 반복되는 학습 과정에 싫증을 내는 경우가 많아 중국어를 친구처럼 가깝게 만들어야 한다.

중국어 역시 다른 외국어처럼 ‘귀가 트이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많은 단어나 표현을 알고 있어도 이를 제대로 듣지 못하면 말도 나오지 않기 마련이다.

귀를 틔우려면 라디오 청취가 효과적이지만 어린이들이 이에 집중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방송이나 영화, 잡지 등 재미있는 주제를 다룬 다양한 중국어 매체를 통해 듣기 능력을 길러 주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몰라도 아이들은 화면을 통해 대충 상황을 짐작하면서 내용을 파악하게 된다. 이때 어린이 프로그램이나 영화를 반복해서 보면 문장이 하나 둘 들리면서 학습효과도 높아진다.

만화를 활용하는 것도 효과 만점이다. 특히 만화는 구어체로 구성돼 있어 실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생생한 표현들을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이라면 중국어 동요나 동화 등을 부모와 함께 즐겨보자.

중국에서 널리 불려지는 동요 중 번안곡의 경우 우리 동요와 같은 것들이 적지 않다. ‘열 꼬마 인디언’ 같은 동요는 숫자도 배우면서 쉽게 따라할 수 있다.

명작 동화나 애니메이션의 중국판을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내용을 아는 명작 동화의 경우 아이들이 중국어를 상황에 대입하면서 비교적 빨리 내용을 파악하고 따라하게 된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