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교과형 출제 서울대 수시 논술, 5개 중 3개 교과서 지문

  • 입력 2007년 11월 3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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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가 29일 실시한 2학기 수시모집 인문계열 논술고사에서는 고교 교과서 지문이 처음 출제됐고 통합교과 형태의 문제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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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문 5개 중 3개가 교과서에 실린 내용이어서 예년에 비해 수험생에게 친숙했지만 실제 논제는 까다로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날 시험은 1단계 서류전형을 통과한 인문계열과 사범대 인문계열, 미술대학 특기자 전형에 지원한 745명이 응시했고 3시간 동안 2500여 자를 작성하도록 했다.

수험생들은 대체로 “문제 유형은 지난해와 유사했지만 논제가 까다로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번 논술에서는 지문을 읽고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의 기본 요소를 파악한 뒤 이를 토대로 △사회주의 경제체제 △화폐 공존체제 △중세 장원 경제체제 △‘야마기시즘’ 공동체의 특성을 분석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또 이 체제들의 특성을 조합해 시장경제 체제를 대체하거나 구조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서울대는 제시문 (가)에서 1000여 자 분량으로 시장경제 체제의 기본 요소를 설명하는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인용했다. 이 지문은 고교 경제 교과서에 나오는 것으로 욕망 분업 교환 시장 화폐 가격 등의 요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시문 (나)는 3000여 자 분량으로 서로 다른 경제체제에 관한 4개의 지문이 출제됐다. 달러와 돌 바퀴를 화폐로 함께 사용하는 ‘야프 섬’에 대한 지문이 사회 교과서에서 나왔고, 중세 봉건사회의 장원경제를 설명하는 지문이 세계사 교과서에서 출제됐다. 옛 소련의 사회주의 체제와 모든 것을 공유하고 살아가는 ‘야마기시즘’ 공동체에 대한 지문은 서울대 교수진이 작성한 것이다.

김영정 입학관리본부장은 “경제, 사회, 세계사 교과서 등 인문계열의 여러 과목에서 얻은 지식을 결합시킬 수 있는 통합교과 형태의 논술 문제를 출제했다”며 “단순히 경제체제를 비교하고 암기된 지식을 나열하는 것보다 창의적이고 종합적인 답안을 쓰는 학생이 높은 점수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가스터디 김기한 통합논구술연구소장은 “표면적으로는 1개의 논제지만 실제로는 2개의 논제에 각각 세부적인 답변을 따로 요구하고 있어 까다로운 문제”라며 “지난해에 비해 제시문의 길이가 길고 논제도 어려워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는 다소 높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는 정시모집에서는 문제 수를 3문항으로 늘리고 자연계열의 교과 지문도 출제하는 등 통합의 정도를 높일 예정이다. 이번에 자연계열 논술은 실시되지 않았다.

서울대 논술문제는 동아닷컴(www.dongA.com)이나 서울대 홈페이지(www.snu.ac.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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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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