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과의리 사이서 고통 겪은 전현국정원 직원들에게 미안”

  • 입력 2007년 11월 23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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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임동원-신건 前원장 공판서 증인들 이례적 평가

“진실이냐, 의리냐를 놓고 고통을 겪다 결국 진실을 택해 준 증인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김대중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불법 감청을 묵인한 혐의(통신비밀보호법 위반)로 기소된 임동원 신건 두 전직 국정원장의 공판에서 검찰이 국정원의 불법 감청에 대해 법정 증언한 전현직 국정원 직원들에게 이례적으로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시했다.

22일 서울고법 형사10부(수석부장판사 이재홍) 심리로 열린 두 전직 국정원장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의견진술을 통해 “진실을 밝혀내기가 이렇게 힘든 줄 미처 몰랐다”며 “(한때 모셨던 상관에 대한) 의리와 진실 사이에서 고민하다 진실을 택한 증인들이 있었고 그들이 겪었을 고통에 대해 미안한 마음도 든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은 “직원들은 불법 감청이 있었다고 증언하면서도 피고인들에 대해서는 선처를 바라기도 했다”며 “고통을 감내한 그들의 진술은 소중히 평가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검찰의 이 같은 의견진술은 1심 때는 전현직 국정원 직원 32명의 증언으로 두 전직 국정원장에 대해 유죄 판결이 내려졌지만 항소심에선 김만복 국정원장이 직원들의 증언을 불허해 증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심리가 마무리된 것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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