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학사장교 면접 문제도 유출

  • 입력 2007년 11월 6일 03시 00분


코멘트
외국 대학의 허위 학력을 이용한 학사장교 임관 비리에 군의 내부 공모자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본보 2일자 A1면 참조

▶ 허위학력 학사장교 23명 적발

대전지검과 군 검찰은 5일 학사장교 시험에서 사실상 당락을 결정하는 대학 학군단의 1차 전형을 앞두고 군 관계자가 면접시험 문제를 K대 사회교육원 교수 황모(48·여·구속) 씨에게 전달한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허위 학력을 이용해 학사장교로 임관됐던 황 씨의 제자들에게서 “황 씨가 뽑아 준 예상 면접시험문제가 실제 면접 때 출제된 문제와 일치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또 계좌추적을 통해 현역 군인 2명이 황 씨에게서 수백만 원의 돈을 받은 사실도 밝혀냈다.

황 씨는 2002년부터 최근까지 K대 사회교육원 교수로 재직하면서 이 교육원 경호비서과정 수료생 27명이 학사장교로 임관될 수 있도록 1인당 5200달러(약 500만 원) 씩을 받고 필리핀 바기오신학대 명의의 가짜 졸업장을 발급해 준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 조사 결과 황 씨에게 돈을 준 27명은 15일에서 많게는 225일까지 필리핀에 머물렀지만 바기오신학대에는 다니지 않고 어학연수나 운동 연습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황 씨에게서 9만여 달러를 받고 가짜 졸업장을 발급해 준 바기오신학대 이사장 이모(62) 씨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및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또 이들에게 돈을 주고 가짜 졸업장을 발급받아 학사장교 시험을 치른 25명과 부사관 시험을 치른 2명 등 27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중 2명은 전역했으며 21명은 현역 복무 중이거나 교육 중이고 4명(부사관 2명 포함)은 시험에서 떨어졌다.

한편 검찰은 국내 공무원과 교회 관계자 등 300여 명도 바기오신학대에서 허위로 학사학위를 받은 정황을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