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경남 해수욕장 바뀐 이름 어때요

  • 입력 2007년 9월 19일 0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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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은모래 비치’ ‘비진도 산호빛 해변’ ‘학동 흑진주 몽돌해변’.

경남지역 해수욕장 이름이 바뀌고 있다.

명칭 변경은 올해 초 지중해 일원을 다녀온 김태호 경남지사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김 지사는 6월 실국원장 회의에서 “해수욕장이 ‘바닷물로 목욕을 하는 곳’이라는 느낌이 드는 데다 여름 한철만 이용하는 제한적인 의미가 강하다”며 “프랑스 남부 지중해를 ‘코트 다쥐르’(쪽빛 해안)로 부르듯 이름을 한 번 바꿔 보자”고 제안했다.

이에 따라 경남도는 6월 말부터 도내 14곳의 공설 해수욕장을 대상으로 번영회 등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했으며, 새로 지은 이름에 대해 피서기간 관광객을 상대로 설문조사도 벌였다.

18일까지 명칭이 바뀐 곳은 세 곳. 두 곳은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거제 학동해수욕장은 주민총회를 거쳐 ‘학동 흑진주 몽돌해변’으로 확정됐다. 외지인들이 모래해변이 아니라 아름다운 몽돌로 뒤덮인 해수욕장으로 기억한다는 점이 반영됐다. 또 몽돌이 물을 머금고 햇빛을 받을 때 흑진주처럼 반짝인다는 것도 강조했다.

그러나 “이름이 길어 부르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와 정착 여부는 미지수다.

통영 비진도해수욕장은 ‘비진도 산호빛 해변’으로, 남해 상주해수욕장은 ‘상주 은모래 비치’로 결정됐다.

거제 와현해수욕장은 ‘와현 외도 모래비치’, 남해 송정해수욕장은 ‘솔바람 해변’이라는 이름을 놓고 설문조사와 의견 수렴이 한창이다.

와현해수욕장 주민들은 “인근에 유명 관광지인 외도가 있긴 하지만 와현만의 독특한 이름을 찾아보자는 주장이 있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통영 공설해수욕장은 ‘통영 요트해수욕장’으로, 거제 흥남해수욕장은 ‘거제 흥남해변’으로, 거제 농소해수욕장은 ‘거제 농소 강곡몽돌해변’으로 이름을 바꾸자는 의견이 나왔지만 합의를 보지 못해 일단 원래 이름으로 돌아갔다.

김동태 경남도 관광진흥과장은 “변경 명칭이 확정된 곳은 관광표지판과 시군 홈페이지, 홍보물 등의 표기를 고치고 홍보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의견 수렴과 설문을 거쳤지만 장기간 귀에 익은 데다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해수욕장 이름을 서둘러 바꿔 홍보 효과보다는 되레 부작용이 큰 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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