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피랍자 19명, 출국 51일만에 귀국

  • 입력 2007년 9월 2일 19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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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에 납치됐다 풀려난 일행 19명이 피랍된 지 45일 만인 2일 귀국했다.

이날 오전 6시 35분 대한항공편으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피랍자들은 초췌한 모습으로 입국장에 들어서 취재진을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기자회견을 했다.

고(故) 배형규 목사의 형 배신규(45) 씨와 앞서 석방된 김지나(32·여) 씨의 오빠 김지웅(35) 씨도 배 목사와 고(故) 심성민 씨의 영정사진을 들고 자리를 함께 했다.

피랍자 중 최고령자인 유경식(55) 씨는 일행을 대표해 "가족의 품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게 도와주신 국민들께 감사한다"고 말했다.

피랍자 가족모임 차성민(30) 대표는 "저희 가족들은 여러분께 받은 사랑을 돌려드릴 것을 약속드리며 먼저 돌아가신 배목사와 심씨 몫까지 열심히 살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피랍자들은 버스를 타고 경기 안양시 만안구 샘안양병원에 도착해 기다리고 있던 가족들과 감격의 재회를 했다.

유정화(39·여) 씨의 어머니 곽옥강(64) 씨는 "다시 한국 땅을 밟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출국일로부터)51일 만에 모두 무사히 돌아와 기쁘다"고 말했다.

피랍자들은 샘안양병원 내 '전인치유병동'에서 2~3주 정도 입원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한편 이날 인천국제공항 기자회견장 주변에선 20대 남성이 석방자들을 향해 계란을 던지려다 경찰에 제지당했다.

또 일부 기독교 신자들은 피랍자들을 향해 "형제자매들은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다. 고개 숙이지 말라"고 외쳤다.

홍수영기자 gaea@donga.com

인천=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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