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대사에 통상전문가 ‘파격’

  • 입력 2007년 8월 9일 03시 02분


8일 단행된 장차관급 인사의 하이라이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의 주역인 김현종(48) 통상교섭본부장의 주 유엔대사 내정이다.

유엔대사는 북한 핵 문제와 군축, 다자 안보를 담당한다는 점에서 정통 외교관의 몫으로 분류돼 왔다. 그래서 외교부 일각에서는 통상 분야 전문가인 김 본부장이 유엔대사를 맡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난색을 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내정자가 유엔대사를 강력히 희망했고 인사권자인 노무현 대통령이 수용했다는 후문이다.

김 내정자는 현 정부 들어 몇 차례 ‘파격 인사’의 주인공이었다. 세계무역기구(WTO) 법률자문관으로 일하던 2003년 노 대통령에게 발탁돼 통상교섭본부 2인자인 통상교섭조정관(1급)에 임명됐고 1년 2개월 만인 2004년 40대 중반의 나이로 통상정책의 사령탑인 통상교섭본부장(장관급)에 발탁됐던 것.

통상교섭본부장 교체로 인사의 폭도 당초보다 커졌다. 후임은 예상대로 김종훈 한미 FTA 수석대표가 메웠다. 한미 FTA 타결에 대한 공로를 노 대통령이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보통신부 장관은 막판까지 엎치락뒤치락하자 노 대통령이 교통정리를 했다는 후문이다. 당초 임상규(농림부 장관 내정자) 국무조정실장이 거론됐다. 하지만 7일 업무 연속성 등을 이유로 유영환(정통부 장관 내정자) 정통부 차관이 급부상했고 발표 전까지 유 차관과 윤대희(국무조정실장 내정자)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이 경합하는 모양새가 됐다고 한다. 윤 수석이 정통부 장관을 선호했다는 것. 결국 내부 승진으로 가닥이 잡혔지만 노준형 정통부 장관의 사의 표명이 석연치 않다는 점과 노 대통령이 정권 말 ‘보은(報恩) 인사’를 고려했다는 점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번 개각의 폭은 예상보다 커졌지만 노 대통령의 임기가 6개월 남짓 남아 장관들의 임기도 짧다. ‘경력 장관 양산용’이란 지적을 피할 수 없다. 더구나 정치권의 관심이 대선후보 선출 문제에 집중돼 있어 이들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내실 있게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또 내년 4월 총선 출마를 검토 중인 이상수 노동부 장관과 윤 국무조정실장 내정자 등은 선거 60일 전인 2월 9일까지 그만둬야 하기 때문에 노 대통령의 임기 말 일부 장관의 공석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신임 장-차관 12명 프로필▼

■정성진 법무부 장관

대학총장-청렴위장 지내

엘리트 검사 출신으로 1993년 부인의 상속 재산 논란으로 억울하게 검찰을 떠났다. 국가청렴위원회 위원장을 거쳐 14년 만에 법무부 수장으로 복귀했다. 법조계와 학계의 신망도 두텁다. 아랫사람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안다. 생활신조는 수분지성(守分至誠·분수를 지키려 노력한다).

△경북 영천(67) △경북고, 서울대 법대 △대검찰청 중수부장 △중앙선거관리위원 △국민대 총장

■임상규 농림부 장관

이공계 출신 경제관료

경제 관료로는 드물게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이공계 출신. 옛 경제기획원과 기획예산처에서 예산 업무를 주로 다루다가 과학기술부 차관에 발탁돼 ‘전공’을 살렸다. 리더 기질이 강해 조직 장악력이 빠르다는 평가.

△광주(58) △광주제일고, 서울대 금속공학과·행정학과 △행정고시 17회 △예산처 경제예산심의관, 예산실장 △과기부 차관 △국무조정실장

■유영환 정통부 장관

초고속인터넷 도입 공헌

의사 결정은 신중하게 하지만 행동은 ‘도 아니면 모’ 식으로 과감하다는 평. 2005년 1급 승진에서 탈락하자 옷을 벗었다가 지난해 행정고시 동기인 노준형 전 장관에 의해 차관으로 발탁됐다. 초고속인터넷 도입 등에 공헌했다.

△서울(50) △한성고, 고려대 무역학과 △행정고시 21회 △정통부 정보통신정책국장 △산업자원부 산업정책국장 △한국투자금융지주 부사장

■윤대희 국무조정실장

현정부 정책기조 꿰뚫어

개각 때마다 장관 영전설이 나돌던 경제관료. 재정경제부에서 경제기획, 정책조정, 예산 등 주요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 열린우리당에서 수석전문위원을 지내고 대통령비서실에서 근무한 경험으로 현 정부의 정책 기조를 꿰뚫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인천(58) △제물포고, 서울대 경영학과 △행정고시 17회 △재경부 정책홍보관리실장 △대통령경제정책수석비서관

■이원보 중앙노동위원장

30년 넘게 노동운동 활동

1970년대 중반 노동운동에 뛰어들어 30년 이상 노동계에 몸담아 온 ‘1세대’ 노동운동가. 최근에는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으로 연세의료원 파업에서 중재안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친(親)노동계 성향이 강해 노사 갈등을 균형감 있게 처리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전북 남원(62) △중동고, 고려대 경제학과 △한국노총 전국섬유노조 기획국장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

■이종백 국가청렴위원장

대검-법무부 기획통 정평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등을 역임한 기획통. 노무현 대통령과 사법시험 동기 모임인 ‘8인회’ 멤버다. 중후하고 원만한 성품으로 화합력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시절 국가정보원 도청 사건, 행담도 개발 의혹 사건 등 대형 사건을 지휘했다.

△울산(57) △부산고, 서울대 법대 △사시 17회 △대통령사정비서관 △인천지검장 △서울고검장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한미 FTA 수석대표 활약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한국 측 수석대표로 활약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날카로운 인상과 직선적인 성격 때문에 ‘검투사’라는 별명으로 불리지만 인간적이고 부드러운 성품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대구(55) △경북대사대부고, 연세대 경영학과 △외무고시 8회 △제네바 공사 △통상교섭본부 지역통상국장 △한미 FTA 수석대표

■김현종 주유엔대표부 대사

WTO서 일하다 전격 발탁

세계무역기구(WTO) 법률자문관으로 일하다가 노무현 대통령에게 발탁돼 2004년 45세의 나이에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승진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의 산파역을 했다. 국제 통상협상에 밝은 통상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48) △미 컬럼비아대 △미 밀뱅크 트위드 법률사무소 변호사 △홍익대 경영대 무역학과 조교수 △통상교섭본부 통상교섭조정관 △통상교섭본부장

□이관세 통일부 차관

1981년 별정직으로 특채돼 통일정책과 남북회담 분야에 오래 종사했다. 조직 장악력이 뛰어나지만 깐깐하다는 평이다.

△충남 천안(55) △한국외국어대 법학과 △공보관 △남북회담사무국 상근 회담 대표 △통일정책실장 △정책홍보본부장 △남북회담본부장

□박승주 여성가족부 차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으로 출발해 내무부와 행정자치부에서 잔뼈가 굵어 자타가 인정하는 지방자치 행정통.

△전남 영광(55) △행정고시 21회 △광주고, 서울대 경영학과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회 위원 △중앙인사위원회 소청심사위원회 위원

□이창호 통계청장

옛 경제기획원과 재정경제원, 기획예산처를 거친 기획통. 최근까지 예산처 재정전략실장으로 일하면서 국가 장기 전략인 ‘비전 2030’을 입안했다.

△경북 성주(52) △보성고, 고려대 행정학과 △예산처 공공혁신본부장, 재정전략실장

□김대유 대통령경제정책수석비서관

재정경제부에서 종합정책과장, 경제정책국장 등을 지내 정책 업무에 밝다. ‘침착’ ‘치밀’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닐 정도로 업무를 꼼꼼히 처리하는 스타일.

△강원 강릉(56) △중동고, 서울대 무역학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공사 △통계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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