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운하 “경찰청장이 기분 나쁘다고 징계한다니…”

  • 입력 2007년 7월 31일 14시 16분


황운하 총경. 동아일보 자료사진
황운하 총경. 동아일보 자료사진
황운하“난 징계 받을 만한 잘못하지 않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보복폭행 사건과 관련해 이택순 경찰청장의 사퇴를 주장했던 황운하(44) 총경이 최근 경찰청의 감찰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황 총경은 31일 동아닷컴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지난 5월 제가 이 청장의 사퇴를 요구한 것 등과 관련해 지난 27일 경찰청에 가서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감찰조사는 본래 징계를 전제로 하는 것인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난 징계 받을 만한 잘못을 하지 않았다”며 “(경찰청장이) 기분 나쁘다고 해서 징계할 순 없는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황 총경은 자신의 경찰청장 사퇴 요구는 정당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당시 ‘경찰청장이 퇴진해 조직이 처한 위기를 타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부 게시판에 올린 것은 조직 발전을 위한 충정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 내용에 명예훼손 요소나 욕설·비방 등 저급한 표현이 있다면 그건 별개겠지만 절제된 표현으로 의견을 개진했다면 징계 대상으로 거론해선 안 된다.”

그는 “징계 여부나 징계 수위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 조사 대상자가 돼 조사를 받은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어떤 조치가 취해질지에 대해선 아무런 정보가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경찰 내부의 징계에는 파면·해임·정직·감봉·견책 등이 있다.

황 총경은 자신에 대한 경찰 상부의 입장에 대해서 “경찰청 출입기자들이 ‘이 청장이 황 총경의 글에 굉장히 불쾌해 했다’고 분위기를 전해줬다”고 우회적으로 말했다.

한편 황 총경의 감찰과 관련해 경찰청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확인할 사항이 있어서 감찰조사를 했지만 내용을 알려주긴 곤란하다”고 말했다.

경찰대 1기인 황 총경은 지난 5월 27일 김 회장 사건 수사과정의 외압·은폐 의혹과 관련해 이 청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내용의 글을 사이버경찰청 내부 게시판에 올렸다.

그는 당시 홍영기 서울경찰청장의 사퇴와 경찰청이 감찰 결과를 발표하며 외압 의혹에 대한 수사를 검찰에 의뢰한 것과 관련해 “상황이 이 지경이라면 조직의 총수는 모든 걸 떠안고 용퇴하는 것이 조직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는 길”이라는 내용의 글을 썼다.

경찰청은 지난 13일 김 회장 보복폭행 사건 수사와 관련해 “부당한 지휘에 대한 이의제기 도입 검토 등 내부 비판 문화를 활성화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승훈 동아닷컴 기자 h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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