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금운용 불안하다

  • 입력 2007년 7월 31일 02시 59분


상당수 정부 산하기금이 자산운용 능력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막대한 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각종 부담금 명목으로 국민 한 사람이 평균 25만 원 정도를 냈으며, 부담금 가운데 적어도 10개의 부담금은 폐지할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사실은 기획예산처가 30일 내놓은 ‘2006년 기금운용평가 보고서’와 ‘부담금 운용 종합보고서’를 통해 밝혀졌다. 이 가운데 기금운용평가 보고서는 예산처가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단에 의뢰해 작성한 것이다.

예산처에 따르면 평가단은 보고서에서 “국민연금은 2006년 말 현재 67명의 운용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기금 규모가 증가하고 투자 대상도 다변화하는 추세에 대응하기에는 전문 인력이 아직 부족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특히 “국내 채권과 주식, 해외 채권 등 자체 운용과 외부 위탁 운용을 병행하는 투자에서 위탁 투자 대상의 비율 결정이 객관적 모델보다는 경험적 판단에 따라 정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의 투자 결정 등 주요 안건을 심의 처리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위원들의 전문성도 부족해 효율적인 의사 결정이 힘들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편 지난해 각종 부담금 명목으로 정부가 거둬들인 금액은 11조9534억 원으로 2005년(11조4296억 원)보다 5238억 원(4.5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총 인구(약 4830만 명)로 나누면 국민 1인당 약 24만7000원을 부담한 셈.

준(準)조세 성격의 부담금 징수액은 2001년 이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말 현재 전체 부담금 수도 100개에 이른다.

부담금 운용 평가 결과 하수도법상 손괴자부담금 등 10개 부담금은 폐지를 검토할 여지가 있으며 방송발전기금 징수금 등 9개 부담금은 정비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기금 자산운용부문 평가 결과
구분평가 대상기금 수(개)최상위 기금(점수)최하위 기금(점수)
대형연금기금3공무원연금기금(87.9점)사학연금기금(80.4점)
대형사업기금6수출보험기금(83.9점)국민주택기금(66.4점)
중형기금10문예진흥기금(82.6점)학자금신용보증기금(61.9점)
소형기금14예보채상환기금(80.9점)군인복지기금(56.1점)
여유자금(중장기자산) 및 기금 성격에 따라 대형연금기금(5000억 원 이상) 대형사업기금(5000억 원 이상) 중형기금(1000억 원 이상 5000억 원 미만) 소형기금(1000억 원 미만)으로 분류. 자료: 기획예산처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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