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젤 수술 받을래요” 강남 성형외과 추석때까지 ‘예약 끝’

  • 입력 2007년 7월 26일 03시 09분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시판 승인을 받은 실리콘 젤 유방 보형물. 연합뉴스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시판 승인을 받은 실리콘 젤 유방 보형물. 연합뉴스
“저기, ‘코젤’ 수술 말이에요. 이번 주에 안 될까요?”

“아직 코젤을 구비하지 못했는데 곧 수입될 테니 예약부터 하시죠.”

“그럼 가능하면 8월 중순으로 잡아주세요.”

식품의약품안전청이 15년 만에 실리콘 젤 유방 보형물의 국내 시판을 허용한 뒤 서울 강남 등지의 성형외과에는 벌써부터 이를 이용한 성형수술 문의와 예약이 크게 늘고 있다.

시판이 허용된 보형물은 코히시브(cohesive) 실리콘 젤로 성형외과 전문의나 성형 경험이 있는 여성 사이에선 간단히 ‘코젤’로 불리고 있다.

종전의 실리콘 젤 보형물은 몸 안에서 손상되면 끈적끈적한 물질이 흘러나와 조직 괴사나 관절염 등 부작용을 일으켰지만 코젤은 손상돼도 응집력이 강하고 미적 감각이나 촉감이 좋아 여성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것.

코젤 수술은 650만∼750만 원대의 고가 시술로 500만 원 정도 드는 식염수 보형물 수술보다 비싸지만 성형외과마다 하루 10∼20통의 문의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종전에도 불법으로 코젤 수술을 하는 병원들이 있었으나 아직은 정식 수입이 이뤄지지 않아 당장 코젤 수술을 받기가 쉽지 않다는 것.

강남의 M 성형외과는 다음 달 중순까지 10명의 예약을 받아 놓았고, E 성형외과도 다음 달 말까지 12명이 예약했다. 기존의 식염수 보형물 유방성형 수술이 한 달에 3, 4건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3배 정도 늘어난 것이다.

일부 성형외과는 연휴 기간이 5일이나 되는 9월 추석 연휴 때까지 수술 예약이 잡힌 곳도 있다.

다음 달까지 10여 명의 수술 예약을 받은 F 성형외과는 전체 유방성형 수술의 30%를 코젤로 해 왔지만 앞으로는 모두 코젤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모 원장은 “사회생활을 처음하거나 출산 후 몸매를 가꾸기 위해 코젤 수술을 하려는 여성이 가장 많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모(28) 씨는 “당초 식염수 보형물로 수술하려고 예약했다가 코젤 수술로 바꿨다”며 “돈이 들더라도 더 예쁜 수술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M 성형외과 윤모 원장은 “8월 중순까지 예약된 10여 명 중 절반은 기존의 시술법에 만족하지 못해 재수술을 받으려는 여성”이라고 말했다.

식염수 수술은 배꼽이나 겨드랑이 등을 1cm 이내로 절개한 뒤 빈 주머니를 집어넣고 관을 통해 식염수를 주입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코젤 수술은 유륜(가슴의 중앙 부위)이나 겨드랑이 부위를 3cm 정도 절개해야 하기 때문에 수술이 좀 더 어렵다는 것.

한 성형외과 전문의는 “코젤 수술이 유행하면 시술법도 바꿔야 하기 때문에 의사들이 새 시술법을 배우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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