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남구청，쓰레기 불법투기 수거 거부!

울산 남구청(구청장 김두겸)이 불법으로 배출된 쓰레기를 수거하지 않은 지 두 달째. 기초자치단체로는 드물게 쓰레기 불법 투기에 극약처방을 한 울산 남구에 과연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불법 쓰레기 근절 대책 시행=남구청은 지난달 1일부터 불법 투기 쓰레기를 수거하지 않기 시작했다. 종량제 봉투에 넣지 않거나 음식물을 일반 쓰레기와 섞어 배출하는 쓰레기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이를 수거해 가지 않는 것.

‘언젠가는 수거해 가겠지’ 하는 그릇된 생각을 바꿔 주택가의 쓰레기 불법 투기를 뿌리 뽑기 위해 5월 한 달간의 홍보기간을 거쳐 시행했다.

불법 쓰레기에는 ‘비규격봉투 및 불법 투기된 쓰레기는 수거하지 않겠습니다’, ‘종량제봉투에 재활용품, 음식물 혼합 배출 시 수거하지 않겠습니다’라는 글귀가 적힌 스티커를 부착하고 불법 투기자가 스스로 되가져가 합법적으로 배출할 때까지 수거하지 않고 있다.

쓰레기 장기 방치에 따른 악취로 인근 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될 경우 동장과 통·반장이 재발 방지 확인서에 연대 서명한 뒤 인근 주민들이 참여한 상태에서 불법 투기된 쓰레기를 수거해 간다.

지금까지 재발 방지 확약서를 제출한 지역은 92곳(서명자 2130명)에 이른다.

▽지속적인 홍보와 성과=쓰레기 불법 투기를 뿌리 뽑기 위한 이 같은 행정조치와 함께 지속적인 홍보도 실시하고 있다. 쓰레기 상습 불법 투기지역 12곳에 ‘당신의 소중한 양심을 이렇게 버리십니까?’라는 문구가 적힌 ‘양심 거울’을 설치했다. 각 가정에는 쓰레기 배출 방법을 상세하게 적은 안내문을 배포했다.

또 오후 8시부터 밤 12시까지 상습 투기지역을 대상으로 특별단속활동도 펼치고 있다. 6월 한 달간 쓰레기 불법 투기 적발 건수는 400여 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65건)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남구청은 이 제도를 도입한 이후 불법 투기 쓰레기가 40%가량 줄어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각 가정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20L들이 종량제 쓰레기봉투 판매액도 6월 한 달에만 2억1720만 원으로 5월에 비해 1700여만 원 늘어나는 등 가정용 봉투 판매량이 급증했다.

김병길 남구 부구청장은 “이 제도를 처음 시행한 직후 불법 투기 쓰레기를 장기 방치하면서 악취로 인한 민원이 많았지만 이제 ‘쓰레기를 불법으로 버려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쓰레기 불법 투기가 없어질 때까지 강력하게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