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한국 유일 참가팀… 어깨 무겁네요”

  • 입력 2007년 7월 12일 06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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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꼭 상위권에 들어야죠.”

영남대 기계공학부 학생들이 직접 만든 자동차를 갖고 12∼15일 영국 실버스톤에서 열리는 ‘2007 포뮬러 스튜던트’ 대회에 한국 팀으로는 유일하게 출전한다.

기계공학부 학생 19명으로 구성된 유새(YUSAE) 팀은 국내의 대표적인 대학생 자작(自作) 자동차 동아리로 2004년 영국에서 열린 이 대회에 처음 출전했다. 이 팀은 당시 80개 팀 가운데 41위를 차지했다.

학생들은 올해 대회를 위해 기존의 125cc급 자동차 대신 600cc급 자동차를 만들었다. 자동차에는 ‘KOREA’와 함께 한국 국가 번호인 ‘82’를 새겼다.

올해 대회에는 세계 각국의 대학에서 101개 팀이 출전하는데 아시아권은 일본 2팀, 인도 3팀, 한국 1팀 등 모두 6개 팀이다.

영국기계학회가 1988년부터 시작한 이 대회는 유럽 최대의 대학생 자작차 대회로 각 나라 기계공학도의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로 인식될 정도로 유명한 편이다.

도요타와 혼다, 닛산, 보슈 등 세계적인 자동차 관련 업체들이 후원하는 한편 현장에서 기업 설명회도 열린다.

실버스톤은 1950년부터 국제 자동차경주대회가 열렸을 정도로 ‘자동차 경주의 메카’로 꼽히는 곳이다. 포뮬러는 국제자동차연맹(FIA)이 규정한 경주용 자동차의 공식 규격을 의미한다.

유새 팀은 1990년 교내 동아리로 출발한 뒤 실력을 갈고닦아 1997년 국내 대학생 자작차 팀으로는 가장 먼저 미국자동차공학회(SAE)의 공인을 받았다.

이후 2000년에는 아시아 최초로 미국자동차공학회 주최의 자작차 대회에 출전하는 등 매년 국제대회 경험을 쌓았다.

팀원들은 지난 1년 동안 새로 제작한 자동차의 성능을 다듬어 가며 올해 대회를 준비해 각오가 남다르다.

포뮬러 대회 규격에 맞춰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설계와 제작에 필요한 경비 수천만 원을 마련하느라 온갖 고생을 했다.

팀장을 맡은 3학년 나재웅(24) 씨는 영국으로 떠나기 앞서 “이번에는 출발 4초 안에 시속 100km의 속력을 낼 수 있도록 만든 데다 최고 속력도 시속 120km까지 끌어올렸다”며 “유새의 자존심을 걸고 상위권 성적을 거두겠다”고 말했다.

유새의 전통이 쌓이면서 올해 2월 졸업한 10명 전원이 자동차 관련 대기업에 취업했다.

8년째 유새 팀을 지도하고 있는 황평(52) 교수는 “10여 년 전 미국 대회에 처음 출전했을 때보다 모든 면에서 크게 성장했다”며 “무엇보다 공학도에게 부족하기 쉬운 비즈니스 마인드와 국제감각을 키울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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