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자기부상열차 시범노선 대구 유치 끝내 무산

  • 입력 2007년 6월 27일 06시 37분


대구시가 심혈을 기울여 추진해 온 자기부상열차 시범노선 유치가 끝내 무산됐다.

건설교통부 산하기관인 한국건설교통기술평가원은 26일 도시형 자기부상열차 시범노선 유치를 신청한 대구, 인천, 광주, 대전 등 4개 도시 가운데 인천시를 실용화사업 시범노선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자기부상열차 사업으로 지역경제 회생과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활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던 대구시의 구상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또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를 계기로 침체된 지역경제가 되살아나기를 기대해 온 대구시민들은 자기부상열차 시범노선 유치 실패 소식에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패인은 무엇인가=연간 9000억 원의 생산 유발 효과가 기대되는 자기부상열차 시범노선 사업 유치는 올해 상반기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유치한 대구시의 최대 역점 과제였다.

시는 자기부상열차 사업이 유치되면 노선은 경부고속철(KTX), 대구지하철 1, 2호선 등과 환승이 가능하고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홍보 효과도 극대화되는 점 등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특히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지라는 이점을 유치 경쟁에 활용하기 위해 지역 각계 인사 30여 명으로 유치위원회를 구성해 유치의 타당성을 홍보하는 등 전방위적인 노력을 펼쳐 왔다.

또 자기부상열차 시범노선이 지역에 건립되면 승객이 하루 평균 9만4000여 명으로 예상되는 등 효율성이 높은 점을 내세워 총사업비 3700억 원 가운데 1100억 원을 시 예산으로 부담하겠다는 제안을 건교부에 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구는 사전 적격성 평가 과정에서 재원조달 계획, 투자효율성 등에서 고르게 점수를 받은 인천에 밀렸다.

건교부는 자기부상열차 시범노선 입지와 관련해 민원 발생 등으로 공사기간이 늦어지는 것을 우려해 도심에 들어서는 대구의 노선보다는 변두리를 통과하는 인천의 노선에 후한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대구 등 인천과 각축을 벌인 나머지 도시의 경우 도심 통과 노선을 제시해 조망권과 일조권 침해를 우려하는 주민의 집단민원 발생 소지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꿩 대신 닭?’=시는 유치에 실패한 자기부상열차 시범노선(엑스코∼동대구역∼수성유원지 간 13.2km)에 모노레일이나 자동안내주행차량 등 신(新)교통수단을 건설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시는 자기부상열차 시범노선 유치를 위해 확정한 노선은 교통수요가 많아 신교통수단 건설이 불가피하다며 연말까지 세부 사업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이 사업이 본격화하면 그동안 추진해 온 동대구역세권의 개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구시 김연수 기획관리실장은 “자기부상열차 시범노선을 유치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해 아쉽다”며 “이 시범노선을 대체할 교통수단을 건설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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