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파출소는 섬마을 공부방 선생님은 해경 아저씨들

  • 입력 2007년 6월 13일 07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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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경찰 아저씨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공부를 가르쳐 준 덕분에 성적이 많이 올랐어요.”

11일 오후 6시 인천 옹진군 덕적면 북리 해경 덕적파출소 회의실.

이 섬에 사는 초등학교 5, 6학년생들이 교과서와 필기구를 든 채 회의실에 모였다. 해경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매주 월∼금요일 방과 후 과외지도를 하고 있기 때문.

인천의 섬 가운데 두 번째로 면적(20.87km²)이 넓은 이 섬에는 주민 1400여 명이 살고 있지만 도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학원은 단 한 군데도 없다.

지난해 인하대 중국어학과를 다니다 해경에 입대한 파출소 소속 최찬우(20) 상경이 과외교사로 나서 수업을 시작했다. 최 상경은 “중학교 진학을 앞둔 학생들에게 모든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며 “섬에서 유일하게 받을 수 있는 과외수업이기 때문에 분위기가 진지하다”고 말했다.

해경은 2002년부터 섬 마을 학생들을 위해 무료로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다. 육지와 떨어져 있어 학원이 부족한 섬 지역 학생의 진학을 돕기 위해 설치한 것. 인천의 경우 연평, 대청, 장봉, 덕적, 대부도 등 섬 지역 5개 파출소가 공부방을 운영한다. 장봉도 어촌계장 김선만(51) 씨는 “파출소 공부방에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아 아이들 사이에서는 ‘사랑방’으로 불린다”며 “수업을 들으면 대부분 성적이 올라가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매우 만족스러워한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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