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고속도 호남터널 4중 추돌… 5명 사상

  • 입력 2007년 6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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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11시 54분경 전북 정읍시 입암면 호남고속도로 하행선 호남터널에서 4중 추돌사고가 나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이 사고차량에서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정읍=연합뉴스
2일 오전 11시 54분경 전북 정읍시 입암면 호남고속도로 하행선 호남터널에서 4중 추돌사고가 나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이 사고차량에서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정읍=연합뉴스
터널속 화재 속수무책…대형 참사로 이어질뻔

호남고속도로 하행선 정읍 호남터널에서 4중 추돌사고로 화재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날 사고로 차량 3대가 불에 타면서 길이 760m의 호남터널이 검은 연기로 가득 찼으며 차량 100여 대가 20여 분간 터널 안에 고립돼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다행히 운전자와 승객 200여 명이 차를 버리고 긴급 대피해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터널 안에는 조명등과 유도등이 설치돼 있고 소화기도 비치돼 있었으나 무용지물로 변해 터널 화재에 무방비임을 또다시 드러냈다.

▽여성 운전자 숨져=2일 오전 11시 54분경 전북 정읍시 입암면 호남고속도로 하행선 순천기점 117km 호남터널 안에서 고장 차량 견인작업 도중 4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편도 2차로인 터널 출구를 20m 앞둔 지점에서 고장으로 견인작업 중이던 승용차 때문에 차량들이 서행했으나 이를 뒤따르던 25t 트럭이 이를 발견하지 못하고 추돌했다.

25t 트럭은 마티즈 승용차와 투싼 승용차를 들이받고 불에 탔으며 마티즈는 이스타나 승합차를 추돌 한 뒤 화재가 났다. 25t 트럭에 들이받힌 투싼 승용차는 1차로로 튕겨 나가 전복된 뒤 전소됐다.

고장으로 서 있던 승용차는 피해를 면했고 사고 후 곧바로 현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로 마티즈 운전자 윤모(46·여) 씨가 숨지고 투싼 승용차 운전자 박모(35) 씨 등 4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연기 배출 시설 없어=터널 내부에 조명등과 유도등이 설치돼 있었으나 전원을 공급하는 전선이 화재로 타면서 내부가 암흑천지로 변했다. 사고 터널 벽면에 50m 간격으로 소화기도 비치돼 있었지만 어둠과 화재로 발생한 검은 연기 때문에 사람들이 소화기를 발견하지 못했다.

또 이 터널에는 연기를 밖으로 배출하는 시설이 없어 연기가 빠져나가지 못했다. 이 때문에 차량에서 발생한 화재로 터널 안은 순식간에 검은 연기로 가득 찼다.

한국도로공사 전주지사 관계자는 “건설교통부가 정한 도로 및 시설에 관한 규칙에 길이 1km 이상 터널에 대해서만 연기 제거 시설인 ‘제트팬’을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 차량을 뒤따르며 터널에 진입했던 100여 대의 차량은 20여 분간 터널에 고립됐고 운전자와 승객 200여 명은 차를 버리고 터널 입구 쪽으로 긴급 대피했다.

목격자들은 ‘펑’ 하는 소리가 들린 뒤 갑자기 터널 안이 매캐한 냄새와 함께 컴컴해지고 불길이 보였다”고 전했다.

한국도로공사 측은 12시 10분경 터널 중앙의 비상출구를 통해 이들 차량을 우회 통행시켜 사고가 난 지 20여 분 만에 대부분의 차량이 터널을 빠져나왔다고 밝혔다.

정읍=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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