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수학 오디세이]천국과 지옥의 차이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사람들은 사후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으로 종교를 가지게 되는데, 종교에는 천국과 지옥이 있다. 인간세상에서 선하게 살면 천국으로 가고, 악하게 살면 지옥으로 가게 된다는 것이다. 천국과 지옥에 얽힌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사람이 죽으면 그 영혼은 천국과 지옥 중 어느 한 곳으로 가게 되는데, 어느 쪽이든지 영혼은 팔꿈치를 굽힐 수가 없다고 한다. 결국 손으로 음식을 집어 자신의 입으로 넣을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같은 조건과 상황에서도 천국에 사는 영혼은 늘 행복하고 즐겁게 식사를 하는 반면, 지옥에 사는 영혼은 늘 배고프고 불행하게 산다고 한다. 지옥으로 간 영혼은 음식을 집어 자기 입에만 넣으려고 하다가 음식을 먹지 못하지만 천국에 사는 영혼들은 음식을 집어 서로 다른 사람의 입에 넣어 주기 때문이다.

○ 천국의 영혼은 즐겁게 먹고 지옥은 늘 배고파

이 이야기는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가에 따라 천국이 될 수도 있고 지옥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똑 같은 조건에서 어떤 사람은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고 어떤 사람은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천국과 지옥의 예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것을 발상의 전환이라고 한다.

발상의 전환에 관한 다음과 같은 실화가 있다.

지구를 떠나 우주에 머무르게 되면 무중력 상태에서 생활해야 한다. 이제 얼마 있지 않으면 우리나라도 우주인이 탄생할 텐데, 한국의 우주인이 머무르게 될 국제우주정거장은 지상으로부터 약 360km 떨어져 시속 27700km의 속도로 92분에 한 번씩 지구를 돌고 있다. 이곳에서의 생활이 지상과 다른 점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매일 2시간 이상 해야 하는 운동이다. 그 이유는 무중력 때문인데, 중력이 없으면 우리 몸의 피가 밑으로 흐르지 못하고 머리 위로 올라가 목이 굵어지고 얼굴이 붓는다. 또 몸속에 있는 칼슘이 빠져나가고 근육의 사용빈도가 낮아져 점점 힘을 잃어 간다. 따라서 일정한 체력을 유지하려면 매일매일의 운동은 필수라고 한다.

○ 발상의 전환 가장 필요한 분야가 수학

무중력은 인체뿐만 아니라 물체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그 한 예로 볼펜을 들 수 있다. 불펜은 중력의 힘으로 앞부분의 볼에 잉크가 묻어 나오며 글씨가 써지는데, 무중력 상태에서는 잉크가 밑으로 흐르지 않기 때문에 사용할 수가 없게 된다. 따라서 우주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항들을 볼펜으로 기록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처음으로 달에 사람을 보낸 미국은 무중력 상태에서도 잘 써지는 볼펜을 개발하기 위해 수년간에 걸쳐 막대한 돈을 투자했지만 실패했다. 그러나 당시 라이벌이었던 러시아는 이 문제를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해결했다. 그것은 연필을 사용하는 것이었다. 알고 보면 아주 간단한 것이지만 미국에서 막대한 시간과 돈을 투자하여 만들려고 했던 것을 발상의 전환으로 간단히 해결한 것이다.

이런 발상의 전환이 가장 필요한 분야는 바로 수학이다. 잘 알다시피 수학은 단순히 연습문제를 풀기 위하여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 맞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하는 논리적인 사고력을 키워 주기 위한 것이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문제에 합당한 수학적 문제를 제기하고 재점검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야 한다. 이런 아이디어는 때로는 종전에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은 전혀 새로운 것이기도 하다.

유명한 교육학자인 폴리아는 그의 책 ‘어떻게 풀 것인가?’에서 문제 해결의 전략을 다음과 같은 4단계로 제시하였다.

1. 문제의 이해(문제의 의미와 달성해야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알고 정보를 수집한다).

2. 계획(추측하고 점검하기, 유사 문제 찾기, 리스트 만들기, 도표 이용 등 어느 것을 전략으로 할 것인지를 정한다).

3. 계획의 실행(선택한 전략을 수행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만일 실패했을 경우는 다른 전략을 이용한다).

4. 반성(구한 답이 문제의 조건을 만족하는지 확인한다. 또한 더 일반적인 경우로의 확장이 가능한지 알아본다).

발상의 전환을 위한 힘도 수학적 연습에 의하여 축적되므로 천국에서 행복한 생활을 꿈꾼다면 수학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이광연 한서대 수학과 교수